22화 인터넷 수집 정보 (4)
무료 온라인 의료상담 서비스
「알려줘! 닥터─」로부터.
·상담자 : 50대 여성 2019/11/14
글자가 떠올라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문장이 신경 쓰입니다.
이러한 증상의 질병도 있나요?
3개월 정도 전부터 이런 증상이 생겼고,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말해봐도 기분 탓으로 치부하곤,
지금까지 큰 병이라곤 앓아본 적이 없기에,
혹시라도 심각한 병은 아닐지 고민 중입니다.
컴퓨터에 익숙지 않기에, 실수가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응답자 : 안과 의사 2019/11/15
시야가 뒤틀리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생기니,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외견상 이상이 없으니, 가족분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만, 눈 관련 질병은 방치했을 경우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기에 가능한 한 빨리 인근의 안과로
가셔서 자세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상담 내용만으로는 함부로 진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만,
글자가 떠올라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한 눈의
피로에서부터, 황반원공, 망막 박리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담자분의 나이로 보아, 노화 황반변성의 가능성도
있어 보이네요.
이것은 노화로 인해, 망막에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하여,
그것을 원인으로 시력이 저하되는 질병입니다.
자연 치유는 어려우며,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어,
최악의 경우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 원인이든 정기적인 검진 혹은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 최대한 빠른
검진을 권장드립니다.
→ 상담자로부터 답변 2019/11/17
답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안과부터 찾아가 보려 하네요.
다만 그런 질병 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
떠올라 보이는 글자들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누군가 제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때는, 제가 보게끔 직접 쓰인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동일하게 각진 글씨체고요.
·응답자 : 정신과 의사 2019/11/18
상담 내용 및 타 의사분의 답변 또한 잘 보았습니다.
부디 기분 나빠하지 말아 주시고 들어주셨으면 합니다만,
최근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느끼신 경우는 없었나요?
친한 친구나 가족을 잃는 등 큰 충격을 받으신 적은
없으셨습니까?
알츠하이머 혹은 정신 질환은 상담자분의 나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처 방법만 알고 계시다면,
겁을 먹을 만한 질병 또한 아니고요.
혹시 모르니 이 글을 가족분들에게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착각이라면 다행이지만, 혼자만의 판단이 아닌
주변 분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상담자로부터 답변 2019/11/18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혹시나 싶었기에,
남편과 함께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건망증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매일 저녁 식사도 문제없이 차리고 있고요.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 건가 싶어,
조금 자신이 없기는 합니다만.
남편은 쓸데없는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만,
역시 누군가가 제게 그 문장을 읽게끔 하려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슈퍼의 전단지였어요.
수많은 글자 중에서도 몇 개가 떠올라 보인달까,
그 글자들만 눈에 띄었습니다.
눈에 띈 글자들은 문장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신문을 읽어도, 소설을 읽어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다란 문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은 문구점에서 볼펜을 고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시험 삼아 쓴 메모지에 각진 글씨로 적혀 있더군요.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뒤에 이어지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친구와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이름을 적는
회람판 혹은 종이에 쓰여있기도 했습니다.
이해가 가질 않는 내용이었고 섬뜩했던 터라,
자세히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무언가를 부탁하는 듯한
내용의 문장이었습니다.
지금도 동일한 문장이 반복해서 떠오르거나,
문득 바라본 무언가에 그 글자들이 적혀있지는 않은지
찾게 됩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제가 봐도 정말 이상하네요.
그다지 충격을 받은 일은 없습니다.
떨어져 살고 있지만, 부모님들도 건강하시고요.
다만 집히는 점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크게 신경이 쓰이는 일도 아니고, 여기서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릴만한 것도 아니라 생각되긴 하지만요.
→ 정신과 의사로부터 답장 2019/11/19
답장 감사합니다.
글을 보니 고민이 많으신 것처럼 보이네요.
부디 자기 자신을 의심하진 말아 주세요.
또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적으로 정신과를
한번 방문해 진찰을 받아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자신을 부정하지 말고, 의사에게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상담자분께서 앞으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 주실 겁니다.
다만 한 가지 신경이 쓰이는 점이, 상담자분께서 직접
짐작이 가는 곳이 있다고 쓰신 것입니다.
본인은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 같더라도,
내적으론 그것이 커다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진찰을 받게 되는 경우엔 그쪽도 함께 의사 선생님께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상담자로부터 답변 2019/11/19
답변 대로 다음 주 토요일에 남편과 함께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기로 했습니다.
계기라고 해야 할까, 별 건 아닙니다.
모처럼 친절하게 상담해 주셨기에 이곳에도 적겠습니다만,
단순한 괴담에 불과합니다.
대학생인 외동아들이 3개월 전, 친구들과 함께
담력 시험을 갔다고 합니다.
분명 ●●●●● 쪽에 위치한 호텔이랬나, 휴게소랬나,
폐허라고 하더군요.
부끄럽습니다만, 위험한 행동이고 인근의 이웃들에게도
민폐를 끼치는 행동이니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긴 했었습니다.
아들의 말로는 다 쓰러져가는 폐허였고, 무너질 위험이
있어 보여 안쪽까지 들어가진 않았다고 합니다만,
입구의 로비 같은 곳에 있는 접수처 아래에 노트가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관광지에 자주 놓여 있는 그런 추억노트였다나 봐요.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나 회사 연수차 방문한
손님들이 작성한 방명록 같은 게 대부분이었다고 하네요.
어쨌든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노트는 절반 정도 쓰인 상태였는데, 마지막 페이지에
하나 묘한 글이 쓰여있었다고 합니다.
의미를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 같은
내용처럼 보였고 무척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함께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글자들이 떠오른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게 보인 문장 또한 비슷한 내용이라, 섬뜩하더군요.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좀 부끄럽네요.
다시금 그 장소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 않기에,
아들에겐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우선 이 이야기도 의사 선생님께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상담자로부터 답변 2019/11/21
다시금 실례합니다, 역시 정신병이 맞나 봐요.
어제 옆집에 사시는 이웃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이웃집 우체통에 이상한 내용이 적힌 편지를
넣어서요.
물론 제겐 그런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이웃과는 아들이 초등학생 시절 학부모회에서 알게 된
이후로 10년가량 친하게 교류하며 지내온 만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편지를 보여주기도 했고요.
분명 제 글씨체였으며 봉투엔 제 이름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갖고 있기에 옮겨 적자면 이렇습니다.
「저를 찾고 있습니다.
발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제가 될 수 있을까요?
제 귀여운 자식.
함께 키워주세요.
친구들을 많이 원한다며 울고 있습니다.
꾀어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부탁드립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생명을 낳은 사람만이 압니다.
높은 곳에서 여러분들을 이끌어 주세요.
그때까지 계속 보고 있습니다.」
이 편지,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보던 떠오르는 문장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도 이웃들도 걱정하고 있어요.
전에는 적지 않았지만, 실은 가끔 귓가에 목소리가
들릴 때도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조현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정신과를 찾아가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남편이 내일 쉬는 날이라,
함께 병원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