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이 작품에 대하여】
【폐간 잡지 『주간 여성 클래식』 미게재 에피소드】
다음 에피소드는 한때 신에이샤에서 출판했던 잡지,
『주간 여성 클래식』에 게재될 예정이었으나 발간 직전에 삭제된 것이다.
해당 잡지는 패션이나 연예인 가십거리, 때로는 공포 체험이나
초자연 현상 등을 다루는 이른바 대중지였으며,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음에도 남성 독자층을 어느 정도 확보하여,
잡지의 인기가 크게 오른 1995년부터 간행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매주 간행되는 인기 잡지였으나,
최근 종이 잡지 매체의 침체로 인한 매출 저하로
2014년 7월부터 월간지가 되었으며,
1년 뒤인 2015년 8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었다.
해당 잡지의 권말에는 독자들이 보낸 에피소드를
폭넓게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이웃 간의 갈등 이야기, 육아 이야기, 남성 취미 이야기 등
독자들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오는 내용들이 실리고는 했다.
아래 에피소드는 2013년 4월 둘째 주 간행분에
게재될 예정이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초안 단계에서는 틀림없이 본지에 실린 내용이었으나,
어째서인지 완성본에서는 실리지 않고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 (30대 주부로부터)
오늘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니,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는 편지가 우편함에 들어 있었습니다.
엽서 한 장뿐인 아주 일반적인 편지입니다.
요즘 세상에 엽서로 보내오는 편지 중 중요한 건 없을 거라 생각한 저는,
내용도 보지 않고 우편함에서 대충 꺼내 그대로 집 안으로 가져갔습니다.
여러분도 공감하시겠지만 요즘 중요한 연락은 전부 이메일 등으로
처리하고 있잖아요? 굳이 편지로 보내진 않으시죠?
공공요금 고지서 같은 건 우편으로 오기는 하지만,
그건 매달 보는 거라 대충 보기만 해도 알 수 있고요.
그래서 저도 손에 든 편지는 결코 중요한 게 아니며,
해봐야 무슨 광고지 같은 거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래서 장을 봐온 물건들을 주방에 두고 한숨 돌릴까 싶어
거실 의자에 앉았을 때 비로소 그 편지에 시선이 갔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위화감이 드는 편지더군요.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앞면, 뒷면, 어디에도요.
하지만 정작 발신자의 주소는 또박또박 적혀 있었습니다.
상세한 주소를 적기엔 조금 그래서 가리겠습니다만,
「미에현 츠시 ●●구 ●●●●쵸 ●-●●-●」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도쿄에 사는 저로서는 전혀 기억에 없는 주소였고,
그곳에 가본 적도, 지인이 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아무런 접점도 없는 주소입니다.
무엇보다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은
이 편지에 우표가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우체국 직원이 배달한 게 아니라,
누군가 제 집 우편함에 직접 넣었다는 뜻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나쁘고 찝찝하더군요.
저는 지금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이다 보니,
혹여라도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이 가시질 않았거든요….
또한 가장 중요한 엽서 뒷면의 본문에는
「미에현 츠시 ●●구 ●●●●쵸 ●-●●-●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라고만 적혀 있었고, 그 투박한 글자에서 오는 공포까지 더해지니
무서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불안에 떨던 차에,
얼마 뒤 남편이 퇴근해 돌아왔고 남편과 상의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이런 건 장난이 틀림없으니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좋지 않다며 저를 다독여 주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제가 무서운 생각을 한 건 사실이나, 마음 한편으로는
역시 누군가의 장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기에,
남편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그 이후 딱히 무슨 일이 있던 것은 아니며,
저희는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과 상의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은,
혹시 걱정되는 일이 있다면 주변 사람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홀로 모든 걸 짊어지다 보면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쳐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편지를 받고 그 사실을 똑똑히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편지는 제게 그런 깨달음을 주기 위해 찾아온 걸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건 단순한 장난에 불과하니 부디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이 해당 에피소드의 내용이다.
주소의 일부가 ●●로 가려져 있긴 하나,
아마 내가 쫓고 있는 그 주소가 틀림없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에피소드가 삭제된 이유에 대해서는
당연히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으나,
저널리스트 시마다 켄토 씨가 자신의 저서인
『주간 여성 클래식의 어둠』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하 출처를 밝히고 해당 부분의 내용을 옮겨 적는다.
『주간 여성 클래식의 어둠』에서 삭제된 에피소드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딱히 편집부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게재 직전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해당 잡지에 게재될 에피소드로 선정이 되면,
편집부에선 제보자에게 경품으로 상품권을 선물하게끔 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이메일이나 전화로 양측이 연락을 주고받게 되는데,
어느 날을 기점으로 갑자기 제보자 여성과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그것만이라면 답장을 깜빡했거나, 지겨워졌다 등의
다방면의 이유들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마침 그때 보도된 언론 기사를 편집부에서 확인한 결과,
그 여성과 가족이 통째로 실종되어 버린 모양이었다.
편집부에선 상품권을 발송하기 위해 여성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두었기에 본인임이 틀림없다 확신했다고 한다.
이걸 이대로 게재하는 건 뭔가 재수가 없을 것 같다,
당시 편집부는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발간 직전에 에피소드는 편집부에서 적당히 지어낸
다른 에피소드로 교체되었다.
물론 경품으로 제공될 예정이었던 상품권은
편집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이것이 훗날 『주간 여성 클래식 탈세 사건』에 따른
폐간 소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출처】
시마다 켄토 『주간 여성 클래식의 어둠』 신에이샤, 2017,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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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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