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대답은, 네다.
당연하게도, 이 세계의 마법 학원은 하나가 아니다. 노블레스 학원과 같은 시설은 여럿 존재한다. 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자면,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광활한 대지면적이다. 수련장으로 사용이 가능한 장소는,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다. 산, 강, 심지어 사막까지도 부지 내에 존재하며,실전을 상정한 대담한 훈련이 가능해진다. 이는 모두, 유능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함,그리고 다가올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깊은 숲 속, 칠흑 같은 훈련복 차림의 우리들은마력을 발에 모아, 고속 이동 마법으로 주행하고 있다. "신티아, 리리스, 좌우로 협공해서 상대의 진지를흩뜨러트리면 내가 깃발을 노릴게." "이해했답니다." "알겠습니다." 내 지시에, 두 사람이 좌우로 갈라진다. 나는 발을 멈추고 「마력 감지」를 ..
2025. 2. 16.
17화 첫 번째 퇴학자
어두컴컴한 교정, 아직 자기소개조차 끝마치지 못한우리들은 주먹, 아니, 검과 마법으로 대화를 나눴다. 체력보단 기력을 소진해, 대부분 기진맥진한 상태로,이미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 녀석도 있다. 나만 빼고. "거기까지입니다." 금방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차가운 눈을 가진클로에가 한 학생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저는 어제, 밤늦게까지훈련을 하는 바람에, 마력을 전부 소진해서──." "변명은 됐습니다, 짐을 싸주시죠. 마차는 이쪽에서준비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루이 미센트."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할 말을 잃었다. 입학하자마자 퇴학,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클로에는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무덤덤하게 말했다. 시험은 모의시험과 동..
2025. 2. 15.
16화 학원 첫날
합격 통지서가 도착한 것은 봄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신티아도 합격,예상외라고까지는 얘기하지 않겠지만,리리스도 무사히 합격했다. 조금 놀란 것은 내가 철저하게 짓밟은 주인공,알렌 또한 합격했다는 소식을 제비스로부터전해 들었다. 세계의 억제력인지, 아니면 누군가 뛰어난재능을 꿰뚫어 본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까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주인공과 친해질 것인지, 아니면──철저하게 짓밟을 것인지. 자신이 강자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까,성악설을 주장한 위인이 있던 것 같은데,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뭐, 될 대로 되겠지. 노블레스 학원은 저택에서 통학할 수도 있으나,다방면으로 고려해 본 결과, 기숙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버님은 외로워했지만, 어차피 맨날 외교 때문에집에 없잖아!라고 말하자 눈물을 ..
2025. 2. 11.
15화 이례적인 합격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필기, 마술, 검술, 어느 것이든 나──,바이스판센트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면, 주인공 알렌의 존재. 원작대로 나는 모의시험에서 그와 겨루게 되었다. 손대중을 하라고 들었으나, 쑤셔오는 감정을통제하지 못하고 전력으로 싸워버렸다. 그렇게 결과는… 나의 완승이다. 알렌은 손도 못 써보고, 내 창조 마법으로 인해,신체 능력이 저하, 지면에 넙죽 엎드렸다. 하지만 그 녀석의 얼굴을 보았을 때,나는 두려움을 느끼고 말았다. 당해도 당해도 다시 일어서며,그럴 때마다 점차 마력까지 강해졌다. 마법도, 검도, 내 발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나,쓰러트리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 나는 계속 노력해 왔다. 물론 알렌도 그렇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도저히설명..
2025. 2. 10.
14화 입학시험
드디어 그날이 왔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나머지는 전력을 다할 뿐. 정신통일을 위해, 심호흡을 하며 눈을 감는다. 마차 소리, 자신의 심장 소리, 그리고──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신티아 님, 트윈롤이 너무 잘 어울리세요." "어머나, 리리스. 그렇다면 당신은 롤업으로 하도록 해요.아름다운 머리가 한 층 더 돋보이니."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사람이,역으로 나의 강해진 몸과 머리를 느슨하게만드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너희들은 평소와 다름없구나, 긴장되지 않아?" "아뇨, 바이스의 곁에서 한 훈련을 통해,오히려 단념할 수 있게 됐달까요." "…그게 무슨 말이야?" "붙을 사람은 붙을 운명이란 겁니다.그러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거죠." "신티아 님, 이해합니다! 저도 같은 의견이..
2025. 2. 9.
13화 제 1회, 바이스 판센트 님에 대해 막말하기 대회
"외람되지만 저, 제비스가 진행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저택 내 어느 방, 바이스가 좋아하는 탕에 몸을담그고 있는 동안, 네 명의 남녀가 모였다. 원탁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제비스 외에,밀크, 리리스, 신티아다. "그래서 제비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어떻게…란? 좀 더 구체적으로 부탁드립니다." 밀크는 한숨을 내쉬고는,팔짱을 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 지금까지 저런 녀석이 감춰져 있던 거냐고.내가 지도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눈치 못 챘을 수도있어. 거창하긴 하지만, 이 세계의 손실이나 다름없는행위라고. 네 눈은 옹이구멍이냐?" 제비스와 밀크는 구면이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기사단장을 맡아,한때는 서로 피를 흘리며 겨뤘을 정도다. 두 사람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하루로는 부족할 것이다. 밀크의 ..
2025. 2. 8.
12화 제가 뭔가 저질러 버렸나요?
"신티아 영애, 고작 그 정도 가지고마력의 성질을 높이겠다는 거냐?" "…아뇨, 아직…입니다." 눈치채셨을까, 지금 그녀는밀크 선생님으로부터 마법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삼가 아뢰옵니다, 아빠에게. 저희가 약혼한 지도 벌써 몇 주가 지났습니다. 아빠,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해줘서 고마워요. 외교에서 돌아오면,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 신티아 영애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합격하기 위해, 매일, 매일, 매일마다저택에 와서 특훈을 받고 있지요. 그런 짓 따윈 하지 않아도 반드시 합격한다고,죽는 한이 있어도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어요. 시나리오가 개판이 될지도 모르나,어떻게든 되겠지라며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바이스,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는 건 좋은..
2025.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