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투신자살을 세는 알바 ③】
첫날은 사람이 죽는 순간을 여러 번 목격한 충격 때문에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적응이란 참으로 희한한 것이라,
인원수를 채워감에 따라 몇 명이 뛰어내리든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이라고 해도
저쪽은 눈치채지 못했을 테고
내가 일방적으로 보고 있을 뿐이지만――
유령들에게 친근감마저 느끼게 되었다.
밝은 시간대에 나타나는 유령 같은 경우에는
얼굴을 외워버렸을 정도다.
예전에 알바를 했던 편의점에서
단골손님을 외웠을 때의 감각과 비슷하다.
관찰해 보니 유령의 남녀 비율은 남성이 더 많았고,
두 성별 모두 학생부터 한창 일할 나이의 세대가 대다수였다.
역시 직장이나 학교 같은 사회 공동체 생활에서
정신적으로 몰린…… 사람들이 많았던 걸까.
일종의 정이 생겨버리자, 매일 루틴처럼
계속해서 뛰어내리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왔다.
그들은 영원히 죽기 직전의 행동에 사로잡혀 지내는 걸까.
이미 육체는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은 계속 반복해서 죽음의 순간을 되풀이한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옛날부터 그랬다.
그저 바라볼 뿐.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는 걸까.
그런 생활이 계속되던 어느 날,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
차례차례 나타나 뛰어내리는 유령.
평소와 다름없는 광경, 그랬어야 했는데.
「모자라…….」
나는 중얼거렸다, 몇 번을 확인해도 마찬가지다.
오늘 뛰어내린 유령은 12명, 수가 모자란다.
익숙해졌다고 해서 감시를 소홀히 한 적은 없으니,
착각했을 리는 없다.
칸노에게 매일 세는 유령은 13명이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주의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시계를 보니 23시 30분.
머지않아 날짜가 바뀐다, 나는 초조해졌다.
큰일이다, 어떡하지? 칸노에게 솔직하게 보고할까?
하지만 만약 수가 모자란 탓에 큰 일이라도 벌어진다면?
예컨대 저주가 맨션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 전국으로 퍼져버린다면――.
「모자라다면, 채워 넣어야 해…….」
중얼거린 나는 방을 뛰쳐나왔다.
앞뒤 가리지 않고 달린다, 목표는 맞은편의 폐맨션.
맨션 부지에는 침입 금지 쇠사슬이 쳐져 있었으나,
지금까지 수없이 무단 침입을 허용해 온 만큼 녹슬고 끊어져,
쓸모가 없어진 쇠사슬이 밤의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칸노도 건물을 관리할 거라면
무단 침입을 막기 위해 수리해 두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칸노의 허술함이 도리어 고마웠다.
나는 쇠사슬을 피해 주저 없이 부지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콘크리트 틈새로 자라난 잡초가
포장된 길을 가득 채울 정도로 억세게 우거져 있었다.
수십 년 전에 지어진 맨션이라
오토락은 없어서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수 있었다.
만에 하나 오토락 기능이 달려있었다 하더라도,
자동문 유리창은 비바람이나 불량배들에 의해 깨져있던 터라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건물 내부에는 곰팡이와 먼지 냄새가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로 진동하고 있었다.
복도 쪽 창문 유리 파편이나,
담력 시험인지 뭔지로 침입한 무리가 방치한 것으로 보이는
과자 봉지나 페트병 같은 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복도 한쪽에 무거운 철문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감옥을 연상시켰다.
스마트폰 불빛으로 발밑을 비추며
콘크리트로 다져진 계단을 신중하게 올라 옥상으로.
원래대로라면 잠겨 있어야 하지만,
역시 이곳도 부서져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마냥 손잡이에 손을 얹는다.
옥상 문을 밀어 열자마자 밤바람이 뺨을 스쳤다.
손전등 대신 켜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시각을 확인한다.
23시 56분, 머지않아 오늘이 끝난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늦지 않았다.
13명 중 한 명이 모자라다면, 한 명을 채워 넣으면 된다.
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오늘 뛰어내린 인원수는 딱 13명이 된다.
런웨이를 걷듯이 난간 가장자리로 걸음을 옮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내려다보며, 나는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공포는 없었다, 있는 것은 오직 안도감뿐.
아아, 이걸로 13명이 채워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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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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