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빈집 정리 알바 ③】
향의 독특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밤샘인지 장례식인지,
뭐가 됐든 다다미 방 안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다.
전원이 고개를 숙인 채 검은 뒤통수만을 내보이고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탓에,
커다란 검은 덩어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대체 누구의 장례식인 걸까.
불단에 걸린 영정 사진으로 시선을 옮긴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하?」
눈에 익은 정도가 아니었다, 나다.
나의 얼굴 사진이 걸려 있었다.
동요한 손이 다다미 문에 부딪히며 덜컥 하고 작은 소리를 냈다.
그 순간, 실내에 있던 전원이 일제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기질적이고 수많은 검은 눈동자들이 내 전신을 꿰뚫는다.
「히익!」
경련하듯 쥐어짜 낸 비명이 목구멍 깊은 곳에서 새어 나왔다.
「망자 분이시구먼.」
「망자 분이 계셔.」
조문객들은 감정이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연달아 중얼거렸다.
한심하게도 다리가 풀려 움직일 수 없었고,
도망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리 오시게, 다들 기다리고 있었다네.」
오키나 가면 같은 얼굴을 한,
희색이 만면한 노인이 손을 잡아끌어,
대답할 겨를도 없이 다다미 방 안으로 끌려들어 왔다.
「자네, 어디서 왔는가?」
나를 가까운 방석에 앉힌 노인이 물어온다.
「그게…… 알바로 이 집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 져서, 그래서…….」
「그래 그래, 편히 쉬다 가시게.」
횡설수설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설명에도
노인은 의아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저어, 이건 대체 뭔가요. 저 사진…… 저 맞죠?
왜 장례식 같은 걸 하고 계신 건가요?」
「오늘의 주인공은 자네라네.
모두 자네를 위해 모였어, 기쁘지 않은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인지, 노인은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다.
시계는 없지만,
화장실을 가려고 자리를 벗어난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수상히 여길 것이다.
땡땡이를 친다고 오해받는 것도 억울하다.
무엇보다 한시라도 빨리 이 기이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저, 슬슬 돌아가 봐야 해서요.」
양해를 구하며 엉덩이를 떼고 일어서려 했지만,
노인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돌아갈 장소 따위는 없네.」
「네……?」
「앞으로 계속 여기에 머물면 된다네.
다들 여기에 있으니, 외롭지 않을 게야.」
직감적으로,
이 노인이 과거의 집주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자식들조차 집에 찾아오지 않게 된 외로운 노인.
빈소를 차리고 있는 것은,
그렇게라도 해야 집에 사람이 많이 모이기 때문이 아닐까.
집 안에서 홀로 있지 말라던 이유는,
집주인에게 동료로써 인식되어 버리기 때문에…….
예상대로,
집주인은 이 집에서 홀로 외롭게 숨을 거두었을 것이다.
복도로 이어지는 다다미 위로,
사람 모양의 얼룩이 서서히 떠오른다.
이것은 그의 마지막 흔적이다.
나도 이곳에서 외로운 노인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모르게 썩어가는 것일까.
참다못한 나는 다다미 문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야마다 일행과 둘러보았을 때도 상태는 나쁘지 않았고,
자물쇠 따위가 있을 리도 없었다.
「내보내 줘, 돌아가게 해 줘!」
계속해서 문을 흔들어대며, 아이처럼 볼품없이 울부짖었다.
노인은 마치 떼를 쓰는 손주를 바라보는 것처럼
싱글싱글 웃으며 나를 지켜보고 있다.
다른 조문객들은 그 누구도 나서지 않으며, 모두 눈을 돌리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며 체념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하고선 불길한 상상이 떠오른다.
조문하고 있는 이들 역시, 이 집에 갇혀버린 사람들이 아닐까.
고개를 든다, 천장 근처에 걸려 있는 영정 사진들.
실내를 둘러싸듯 걸려 있는 그것은,
두 개의 방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
내 근처에서 지그시 견뎌내듯 정좌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은,
걸려 있는 영정 사진 중 하나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입에서 메마른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다다미 위에 큼지막하게 드러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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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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