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읽고 마셨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 여자, 「붉은 여자」는 제 자식을
되살리려 했던 거겠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선택해주지 않은,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의 목숨을 빼앗기까지 한,
거짓된 신에게 의지하면서.
제 자식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기도를 멈추지 않은,
구제할 도리가 없는 바보 같은 여자입니다.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안쓰러운 여자기도 하죠.
돌을 훔치고, 부적에 적힌 글자를 자기 자식의 이름으로
바꿈으로써, 되살린 제 자식이, 거짓된 신보다도 추악한,
무언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는 그것을
제 자식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저 생명을 먹어치울 뿐인 무언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본인 스스로가 저주에 가담하면서까지, 심지어 부적을
이용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에게까지 저주를 감염시켰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신에게 가까운 여성에게, 본인의 역할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부적보다도 강력한 저주를 감염시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에게 가까운 여성, 즉 어머니인 여성이죠.
여자는, 아이를 찾기 위해 집들을 엿봤던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를 찾고 있던 거죠.
자신에게 공감해 줄 수 있는 여성을 찾았던 겁니다.
아이를 낳고, 잃은 나, 그때, 시설에서 말을 주고받은
저는 그 여자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자신에게
가까운 여자라 느꼈을 겁니다.
한번 기억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시금 괴이와
인연을 맺고 말았습니다.
제게는, 그때, 화상 채팅으로 오자와 군과 회의를 한
그날부터 계속, 여자가 보이고 있었습니다.
제 곁에서 계속, 「전부 적어, 전부 퍼트려.」라고
속삭이고 있죠.
부적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속삭임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고 있을 때 외에는,
뭘 하고 있든 간에, 계속 속삭입니다.
자고 있을 때조차 꿈속에서 나타나 계속 속삭입니다.
제겐, 계속 이야기를 쓰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그 여자는 언론을 증오했어요.
그와 동시에 언론의 확산력과 파급력 또한
잘 알고 있었죠.
저는 분명, 그 여자가 바라는 모든 조건에
해당했을 겁니다.
저는 살고 싶었습니다, 아직 죽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담했습니다.
이미 죽은 오자와 군을 찾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정보를 퍼트리기로 한 것입니다.
친구가 실종되었다고 하면, 마음씨 착한 여러분들은
끝까지 열심히 읽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라고 지명을 숨기면,
그곳이 어디일까 하며 추측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읽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SNS를 통해 퍼질 수도 있었고요.
유감스럽게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작가로서 독자를 조종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퍼트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적었던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일」이 바로,
여러분들이 이 이야기를 읽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들께 모든 걸
전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제 최후의 양심이자, 저항이었죠.
괴이와의 인연이 강할수록, 받는 영향 또한 커집니다.
그렇기에, 몇 번이고 도중에 이야기를 끊었죠.
여러분들이 저주와 얽히지 않게끔.
하지만, 이 여자는 용서치 않았습니다.
몇 번을 끊어도, 속삭임이 그치질 않았어요.
저것들, 저 괴이들은, 벌레와 닮았습니다.
벌레는 감상에 젖지 않습니다.
교미를 끝마치고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 사마귀는
슬퍼하지 않죠.
수명이 다한 동료를 둥지 밖으로 물어다 옮기는
개미는 슬퍼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능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죠.
아내를 찾는 것도, 아이에게 먹잇감을 제공하는 것도,
생명을 먹는 것도, 모두 본능적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신이라 믿었던 것이, 그저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었다는 이야기를 적을 때조차, 이 여자는
변함없이 제 곁에서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도리 따위는 통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자신의 목적을 수행하는 것 말고는 달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괴이란 것은 그런 것이겠죠.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는
이것으로 정말 끝입니다.
저는 더 이상 쓸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모든 걸 다 적어버렸어요.
●●●●●가 어디인지는,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너무나도 강하게 얽히고 말았습니다.
이젠 다 끝입니다.
이제는 제게 그 여자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방구석에서 가만히 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그런 것이겠죠.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발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了>
+ 마지막의 「了」는 마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걸로 정말 완결입니다.
그리고 발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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