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파묘 알바 ①】
지금이야 죽은 이의 시신을 화장하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과거에는 일본에서도 토장이 주류였다고 한다.
『일본서기』에도 옛날부터 시신을 땅에 묻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 후로도 토장 문화는 계속 이어졌고,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화장이 주류가 되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메이지 시대 이전의 일본인들에게는
좀비나 강시 같은 괴물도 제법 친숙한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
근래에는 토장이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토장할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다.
위생 문제나 토지 확보 등의 이유로 조례를 통해
토장을 금지하는 지자체도 있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시신을 그대로 땅에 묻던 시절이었다면
도굴꾼도 꽤나 기승을 부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인을 위해 함께 묻은 장신구뿐만 아니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명작 『라쇼몽』에 등장하는 노파처럼
고인의 머리카락을 훔쳐 가는 자들도 실제로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남 이야기를 할 처지는 못 된다.
나 역시 이제부터 도굴이나 다름없는 짓을 하게 될 테니까.
파묘 알바.
남의 무덤을 파헤치다니 천벌을 받을 만한 짓이지만,
여기에는 엄연한 이유가 있다.
듣자 하니 이 묘지가 있는 지역에서
지금까지 허용되었던 토장이 전면 금지되며,
묻혀 있던 시신을 다시 꺼내 화장해야 한다는 모양이다.
그렇다 해도 묻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신이라면 모를까,
수년에서 수십 년이 지났다면
이미 뼈만 남았거나 미라가 되어 있지 않을까.
미라는 그렇다 치더라도, 완전히 백골이 되어 버렸다면
굳이 다시 화장할 필요가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의문을 굳이 언급할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보수가 매력적이었다.
단 하루만 일해도 십만 엔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빚 때문에 궁지에 몰린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돈에 혹해서 지원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늙은이든 젊은이든 하나같이
궁핍해 보이고 꾀죄죄한 남자들뿐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스무 살을 갓 넘겼을까.
내 또래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여자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를 느슨하게 말아 올리고,
얼굴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화장을 했다.
원판이 좋은 건지 자연스러운 화장만으로도
충분히 돋보일 만큼 반듯한 이목구비였다.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옷차림이긴 했으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말끔한 행색을 하고 있어
돈이나 일자리가 궁한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보기 드문 일이네요, 여성이 이런 일을 하려고 하다니.」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 사이에서,
홀로 조금 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서 있던 여성에게 말을 걸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대답했다.
「소개받았거든요.」
「소개요?」
「네. 이런 식으로 수상하긴 해도
보수가 높은 아르바이트를 ──우라바이트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일을 알선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한테 소개받았어요.」
사실 나 역시 빚을 갚기 위해 오모카게라는 인물에게 이 일을 소개받았다.
설마 눈앞의 여성도 이게 우라바이트라는 걸 알면서 지원했을 줄이야.
단번에 묘한 친근감이 들었다.
「실은 저도 그래요. 힘쓰는 일인 것 같고 옷도 더러워질 텐데,
여자분이 하기엔 힘들지 않겠어요?」
「체력은 그럭저럭 자신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을 해야만 해요.」
두 눈에 굳은 각오를 품은 채 말하는 그녀에게는,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 돈이 필요한 우리와는 다른,
하지만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 있는 듯했다.
다만 그렇다고 한들 자세한 사정을 캐묻기는 망설여졌다.
「그런데 저어…….」
「호리예요.」
「호리 씨는 이쪽 일이 처음이신가요?」
「네.」
「그렇군요…….」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예쁘지만 어둡고, 어딘가 그늘이 드리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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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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