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파묘 알바 ③】
「제가 가서 모노베 씨를 불러올게요.」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구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구덩이 밖으로 기어 올라갔다.
땀 냄새나는 남자들과 더 이상 같이 있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저기 있잖아……, 슬쩍 들여다볼까?」
모노베와 여자를 기다리는 동안, 한 사람이 말을 꺼냈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궁금했던 것이다.
저 불길한 석상의 밑에 묻혀 있던 시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게다가 하지 말라고 하면,
되려 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누구나 어느 정도 청개구리 같은 면이 있으니까.
다 같이 입만 맞춰 시치미를 떼면 별문제 없을 것이다.
시신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언제쯤 묻힌 걸까.
매장된 시기에 따라서는 한창 부패되어가는 중인
끔찍한 시체를 눈앞에서 마주하게 될 수도 있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시신의 상태를 알 수 없다.
그야말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우리는 파놓은 구덩이로 들어가
다 함께 관의 뚜껑을 들어 올렸다.
땅에 묻혀 있던 관은 흡혈귀의 관처럼 길쭉하면서도
사람 하나를 넣기에는 지나치게 컸기에,
무거운 뚜껑을 여는 것조차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틈새로 코를 찌르는 썩은 내가 새어 나왔다.
얼굴을 찌푸리며 뚜껑을 치우고 안을 들여다본 우리는
저마다 비명을 터뜨렸다.
「우왓?!」
「히익?!」
관 안에는 미라가 안치되어 있었다.
그것도 평범한 미라가 아니었다.
여러 사람의 머리와 팔이 기괴하게 뒤엉켜 붙어 있었다.
우뚝 솟아 있는 그 조각상과 똑같았다.
각각의 피부는 이미 시랍으로 변해 있었고,
이음새마저 완전히 하나로 융합되어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얼굴과 팔다리가
여러 개 달린 생물이었던 것처럼.
너무나도 기괴한 시체를 앞에 두고
모두가 넋을 잃은 채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가운데.
「저…… 저것 좀 봐.」
서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꾀죄죄한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열어젖힌 관의 뚜껑 안쪽에는
무언가로 마구 긁어댄 듯한 흔적이 빼곡하게 남아 있었다.
우리는 또다시 할 말을 잃었다.
설마 이 미라는 살아 있는 채로 땅에 묻혔던 건가?
대체 누가 그런 끔찍한 짓을 한 거지.
「에드거 앨런 포의 『성급한 매장』이라고 아세요?
생매장에 대한 공포를 다룬 소설인데요.
그 작품이 발표됐던 시대에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아서
아직 숨이 붙어 있는데도 죽었다고 오진하여,
그대로 매장해 버리는 일이 실제로 있었다 하더군요.」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인, 딱 봐도 음침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남자가
작은 목소리로 빠르게 중얼거렸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이 괴물이 그 소설처럼 생매장당했다는 거냐?」
「아뇨……, 그런 뜻으로 말한 건…….」
「그럼 헛소리 말고 닥치고 있어.」
험악하게 생긴 아저씨가 윽박지르자,
남자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불쌍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도와줄 마음도 들지 않았다.
아무것도 못 본 셈 치고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몇 사람이 다시 관 뚜껑에 손을 댄 바로 그때였다.
「끄아악!」
둔탁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방금 전의 그 아저씨가 음침한 남자에게
삽으로 머리를 얻어맞고 있었다.
쩍 갈라진 머리에서 피와 뇌수가 쏟아져 나왔고,
목숨이 순식간에 끊어졌다는 건 불 보듯 뻔했다.
아저씨의 시체를 내려다보던 남자는
계속해서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귀를 기울이자 이런 말이 들려왔다.
「죽여야 해……. 죽여야만 해…….」
「당신,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
그를 진정시키려던 사람은 삽날에 목이 베였다.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그는 사방으로 피를 뿜어내며 쓰러졌다.
「히힉, 히히히히히힉.」
이번에는 그 남자가 아닌 다른 녀석이 미쳐버린 건지,
실실 웃으며 삽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이 피를 뿜으며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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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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