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번데기의 우화를 지켜보는 알바 ③】
벌레통을 품에 안은 채, 간신히 비바람이나 피할 수 있는
다 쓰러져 가는 아파트에 귀가한다.
집 주변에 사채업자들이 아직 맴돌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졸여졌다.
이런 저렴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 대다수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곤 하나 너무 눈에 띄고 싶지는 않다.
자, 돌본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집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와
거실에 앉긴 했으나,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것이 번데기로 변태 하기 전 애벌레 단계였다면
일단 먹이로 잎사귀를 주면 되겠지만,
번데기 상태에서도 무언가를 먹는 걸까.
초등학교 시절 나비 사육에 진지하게 임할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그렇다고 절망할 것까지는 없다.
요즘 시대에 어지간한 일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다 나온다.
아무리 생활이 곤궁하다 한들,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만큼은 차마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합법인지 불법인지 모르는 저가 유심과 공공시설의 무료 와이파이만 있다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곧바로 타인의 회선에 무단으로 연결한 스마트폰으로
번데기 사육 방법을 검색했다.
그에 따르면 예상대로 먹이를 줄 필요는 없는 모양이다.
또한 번데기가 되었다 해서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도 아닌 듯했다.
특히 우화가 가까워지면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았다.
실로 고정해 둔 나뭇가지 등에서
떨어지는 일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 기사를 대강 다 읽은 나는 다다미 위를 뒹굴었다.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알바라…….」
과연, 그야말로 적절한 표현이다.
이것으로 성공만 하면 손쉽게 큰돈을 손에 쥐게 되니,
하나다의 말마따나 이거 완전 식은 죽 먹기 아닌가?
하룻밤이 지나 벌레통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번데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는 다시 알바처인 연구소로 향했다.
다들 어딘가 긴장한 기색으로 벌레통을 안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 10명, 전원 참석이다.
역시 하루 만에 도망친 녀석은 없는 모양이다.
일반 알바와는 달리 큰돈이 걸려 있으니 당연한가.
「여러분,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인차 여쭙습니다만, 혹시 우화시키신 분 계신가요?
……아무래도 아직 무사히 우화시키신 분은 안 계신 모양이군요.
그럼 계속해서 건승을 빌겠습니다.」
신도가 나타났다가 해산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굳이 모이는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어차피 우리는 고용된 입장이기에 불평은 할 수 없다.
일주일 동안 그런 나날이 이어졌다.
나의 번데기는 여전히 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알바생들이 하나둘씩 모이지 않기 시작했다.
오지 않게 된 녀석들은 진작에 부화시킨 건가 싶었으나,
신도는 아직 성공한 자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신도는 알바생의 수가 줄어들어도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게 어딘지 모르게 섬뜩했다.
어느 날 출근해 보니,
드디어 하나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남은 건 나와 다른 한 사람뿐.
나는 참다못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돌아가려는 남자를 불러 세웠다.
「저어, 죄송합니다.
전 같은 알바를 하고 있는 하뉴라고 합니다.
그게 그러니까…….」
돌아선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남자는 눈이 툭 튀어나올 듯 컸고, 광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야마다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맞다, 분명 이 녀석은 야마다 타로라는 장난스러운 가명을 쓰고 있었다.
하나다의 말에 따르면 우라바이트계의 레전드라나 뭐라나.
그런데 이 녀석이 이런 얼굴이었나?
워낙 인상이 옅었던 건지 처음에 봤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하나다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혹시 아는 게 있으신가 해서요.」
「아뇨, 아무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하나다 씨는 실패한 모양이네요.」
「그럴 수가…….」
야마다와 함께라면 괜찮을 거라며
큰소리를 뻥뻥 치던 하나다가 실패했다.
원인을 모른다면 나 또한 하나다와 같은 길을 밟게 될 것이다.
이 일에 실패하면 나는 바닷속 물고기 밥이 되고 만다.
그것만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그게…… 전 좀 의문이 들었는데요.
이 일은 대체 뭘 기준으로 성공이라고 하는 걸까요.
무사히 우화 시키면 된다고 하지만,
예를 들어 집에서 우화에 성공했더라도
이런 식으로 모이러 오는 도중에 불의의 사고가 생겨
못 오게 될 가능성도 있잖아요.
하나다 씨도 여기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긴 걸지도 모르고요.
그런데도 실패로 뭉뚱그리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하뉴 씨는 참 친절하시군요.
하지만 말이죠, 실패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다들 그걸 알면서도 이 일에 뛰어든 겁니다.
남의 일까지 일일이 신경 쓰다간 얻을 수 있는 것도 못 얻습니다.」
야마다의 논리는 냉혹했다.
분명 이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우라바이트생이 건네는
귀중한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날이 선 눈빛으로 야마다를 노려보았다.
「야마다 씨……, 왜 그렇게 하면서까지 이 일을 계속하시는 거죠?」
「잃어버린 걸 되찾기 위해……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려나요?
하지만 말이죠, 정도의 차이일 뿐 다들 그런 법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다들 자기 생각밖에 안 하니까요.」
야마다가 말하는 잃어버린 것이란 돈을 뜻하는 걸까.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은 어디까지고 비정해질 수 있다는 의미일까.
……안 되겠다, 이 녀석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나는 적당히 대화를 마무리 짓고,
야마다로부터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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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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