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번데기의 우화를 지켜보는 알바 ④】
연구소에서 귀가한 나는 벌레통을 책상 위에 놓자마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주어진 일은 지급받은 번데기가
무사히 우화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
그것뿐일 터였다.
하지만 하나다도, 다른 녀석들도 아마 실패했다.
그 원인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무사한지 아닌지조차도.
우라바이트로 소개받은 이 일에 정말 위험은 없는 걸까?
목숨이 있어야 돈도 의미가 있는 법,
지금 당장에라도 발을 빼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스마트폰의 브라우저 앱을 켜고,
검색창에 『번데기』, 『우라바이트』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각각의 단어와 관련된 웹사이트가 수없이 많이 뜨는 가운데,
두 단어를 모두 포함한 사이트 하나가 검색되었다.
전성기를 지나 서서히 규모가 작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현역인 어느 게시판 사이트의 스레드였다.
세워진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스레드.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우라바이트에 지원한 친구가 죽었다.
분명 번데기가 우화 하는 걸 지켜보는 알바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못 들었음.
친구의 시체는 등 뒤에서부터 피부가 찢겨 나가 있었고,
속은 엉망진창으로 헤집어져 있었다고 함.」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작성자의 친구와 같은 알바를 하고 있는 나로선
도저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이 글이 이런 게시판에 흔히 올라오는
공포심 유발용 자작극이 아니라 진실이라면?
끔찍한 죽음의 모양새는 마치 나비로 변태 하는 도중
강제로 껍질이 까발려진 번데기 같지 않은가.
작성자의 친구가 우화에 실패한 끝에 의문사한 것이라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무심코 벌레통으로 시선을 돌린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지금 막, 나비가 번데기 허물을 벗어던지고 우화 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던져버리듯 다다미에 내려놓고 벌레통에 달라붙었다.
나비가 좁은 껍질 속에서 상반신을 내밀고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진부한 비유지만 인형 탈을 벗기 위해
애를 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대학생 시절, 인형 탈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좁고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혀 하루빨리 벗어던지고 싶었다.
나비에게 있어 번데기란 것도 그런 느낌일까.
얼마나 오랜 시간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을까.
마침내 미끄러지듯 나비의 전신이 번데기에서 빠져나왔다.
성공이다, 번데기는 무사히 나비로 변태 했다.
「해냈다…….」
눈앞에서 목격한 생명의 신비와 달성감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간단한 일에 애를 먹다니,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간사하게도 방금 전까지 품고 있던 불안은
눈 녹듯 깡그리 사라져 있었다.
야마다도 그런 태도였고,
어쩌면 내가 첫 번째 성공자일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보수도 최소 두 배는 받고 싶다.
신도에게 제안해 볼까, 그 정도 권리는 있을 터였다.
나비의 상태는 어떨까.
설마 이 짧은 시간에 죽기야 하겠냐만은.
만일을 위해 벌레통 안을 들여다보았다가――,
목구멍에 걸린 듯한 비명이 새어 나왔다..
「히익……!」
얼굴이, 나비의 몸에 사람 얼굴이 달려 있었다.
우화를 지켜볼 때는 이런 얼굴 따위가 아닌 평범한 나비였을 터다.
아니, 우화에 정신이 팔려 얼굴까지는 보지 못했던 걸지도 모른다.
기괴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비에게 볼품없이 붙어 있는 얼굴이 무척이나 익숙했다.
아니, 익숙한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다. 이 나비는 내 얼굴을 하고 있다.
나와 같은 얼굴을 한 나비가 나를 보았다.
시선이 마주친다.
그 녀석은 입꼬리를 뒤틀며 히죽였다.
「으아악!」
그만 참지 못하고 벌레통을 쳐내 버렸다.
그 반동으로 뚜껑이 열리며 안에서 나비가 튀어나왔다.
자유를 얻은 나비는 쪼글쪼글한 날개를 펄럭이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오지 마, 오지 마!」
팔을 휘둘러 나비를 떨어뜨리고는,
바닥에 떨어진 그것을 발바닥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미친 듯이 짓밟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나비가
피처럼 검붉은 체액을 흩뿌린 채 죽어 있었다.
새겨진 고통스러운 표정은 마치 자신의 죽은 얼굴처럼 보여
기분이 나빠진 나는 시선을 피했다.
설마 그 녀석들이 키운 나비에도 사람 얼굴이 달려 있었던 걸까.
신도에게 확인해야 한다, 그 나비는 대체 뭐였냐고.
나는, 우리들은 대체 무엇을 키우고 있었던 거냐고.
바로 그때였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철퍽.
위에서 떨어진 무거운 무언가에,
나는 정수리부터 짓눌려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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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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