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감시 카메라를 계속 들여다보는 알바 ②】
근무 시작 시각인 자정이 되었다.
나는 곧바로 지정된 링크에 접속해 원격 화면을 열었다.
화면은 설치된 카메라의 수만큼 분할되어 표시되고 있었다.
원하는 감시 카메라의 영상을 클릭하면 확대되어 표시되는 모양이다.
화면에 찍힌 수상한 인물이나 물건을 발견했을 때는
지정된 양식으로 보고하면, 현장에 있는 경비원에게
연락이 가고 그들이 달려와 대처한다는 것 같다.
비효율적인 방식이지만 장난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음성이 전달되지 않게 되어 있다니 어쩔 수 없다.
게다가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되는 건
나로서도 편하고 감사한 일이다.
경비 대상인 빌딩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평범한 사무용 빌딩이었다.
아버지 때문에 강제로 취직당했던 회사도
비슷한 건물의 몇 개 층을 대여해 쓰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복도나 사무실을 비롯해 층 내에는
형광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장소가 여러 곳 있었다.
분명 이곳에 입주해 있는 회사들은 하나같이 블랙 기업일 테지.
역시 진지하게 일하는 건 멍청한 짓이다.
마차를 끄는 말처럼 혹사당하다가 헌신짝 버리듯 내쳐질 게 뻔하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나도 저런 운명을 밟았을지 모른다.
일찌감치 포기하길 잘했다.
가끔 화면에 찍히는, 손전등을 든 채 복도를 서성이고 있는
제복 차림의 2인조가 현장에 있는 경비원일 것이다.
오밤중에 이 녀석들도 고생이 많다.
에어컨이 돌아가는 쾌적한 방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들고 바라보는 우월감에 젖어,
영화를 감상하듯 감시 카메라를 바라본다.
하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금방 질려버렸다.
당연한 소리지만 딱히 이렇다 할 이변은 일어나지 않는다.
치안이 좋은 것은 훌륭한 일이나,
변함없는 화면을 계속해서 보는 것은
난도가 높은 틀린 그림 찾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과 같다.
너무나도 지루했다, 나도 모르게 하품이 새어 나왔다.
자극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간 졸고 말 것이다.
내 방에 혼자 있어 누구에게 지적당할 염려는 없다 한들,
잠드는 건 역시 곤란하다.
퍼질러 자는 사이 수상한 사람의 침입을 놓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귀찮은 건 싫어하면서도 소심한 나는 대담한 짓을 저지르지 못한다.
항상 따라다니는 불안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도 안 일어나나…….」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불경한 소원이 이뤄진 것일까,
카메라 너머의 세계에 변화가 나타났다.
「뭐야, 저건…….」
화면을 응시한다.
형광등이 깜빡깜빡 불규칙하게 깜빡이는 복도를
하늘하늘 부자연스럽게 걷는 사람.
고개를 숙여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긴 걸로 보아 여자일까.
깜빡이는 불빛에 비친 옷이 유난히 붉게 보였다.
붉은 여자가 이동할 때마다,
바로 위에서 그녀를 비추는 형광등이 갑자기 깜빡이기 시작한다.
방금 전까지 불안하긴 했어도 확실하게 켜져 있던 형광등이
차례대로 수명을 다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으며,
여자가 지나간 뒤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도를 비추고 있다.
명백한 이상 현상이다.
그것도 심령이라 부를 만한 종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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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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