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llth
괴담/우라바이트 (完) | 2026. 9. 21. 00:00

40. 【막차 분실물 찾기 알바 ②】

반응형


 차량 내부는 불이 켜진 상태였다.
 손전등을 한 손에 들고 눈을 부릅뜬 채,
어둠 속을 헤매야 하는 불상사를 피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하지만 주위가 밝았기에
이상 현상이 더욱 명확하게 눈에 들어왔다.

 발을 들여놓은 차량 한가운데.
 한 소녀가 울고 있었다.
 유치원생 정도 되어 보이며,
어깨까지 오는 머리를 땋아 내리고,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다.

 그렇게 어린 소녀가 홀로 지하철에 타고 있을 리 없다.
 하물며 운행이 종료된 늦은 시각에.
 이건 이른바 유령, 괴이의 일종인 걸까.
 지금까지는 가위에 눌린 적도 귀신을 본 적도 없었는데,
뜬금없이 이렇게 선명하게 보일 수도 있는 건가?

 「마도카의 보물, 없어. 잃어버렸어. 오빠, 찾아줘.」

 소녀는 훌쩍이며 말했다.
 설마 오빠라는 게 나를 말하는 건가.
 말도 걸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나를 알아차렸다.
 저쪽에서 나를 인식하고 있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지금 당장 일을 내팽개치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분실물은 반드시
어떤 것이든 찾아내야 한다고 신신당부받았고,
이 소녀가 유령이나 괴이라면 무해하다는 보장 또한 없었다.
 도망쳐 봤자 뒤쫓겨 잡히면 무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여기서는 순순히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뭘 잃어버렸는데?」

 긴장해서 바짝 마른 목구멍에서 가까스로 질문을 쥐어짜 냈다. 
 마도카라고 밝힌 소녀는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인형 씨. 마도카의 친구야.」

 「무슨 인형인데?」

 「마도카 친구라구우…….」

 요점을 파악하지 못한 답변이다.
 나는 인형과의 관계를 물어본 게 아니라,
인형의 특징을 물어본 거였는데.
 이러면 찾을 수 있는 것도 못 찾지 않나.
 애초에 정말 찾을 생각이 있기는 한 걸까.

 하지만 어린아이를 상대로
정론을 늘어놓고 화를 내봐야 소용없다. 
 게다가 인형 정도라면
전철 안을 구석구석 뒤지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예상은 너무나도 안일했다.
 차량을 이동하며 선반 위나 좌석 틈새까지 전부 샅샅이 뒤졌지만,
인형은커녕 다른 분실물 하나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안 보이네. 정말 여기서 잃어버린 거 맞아?」

 「이 지하철 맞거든. 틀림없거든.」

 비난받은 마도카는 볼을 부풀리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기분을 상하게 해 봐야 좋을 게 없다.
 아이의 투정에 장단 맞추는 건 귀찮은 일이다.
 그게 유령이라면 더더욱 질이 나쁘다.
 자칫 잘못하면 무심코 저주를 받아 죽을지도 모른다.

 나는 팔짱을 끼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차량 내부에 없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다.

 「밖인가…….」

 중얼거리고는 선로로 내려갔다.
 대강 짐작은 했지만 딱히 확신이 있는 건 아니었다.
 무심코 차체 아래를 들여다본 나는 꼴사나운 비명을 질렀다.

 「우와앗?!」

 옆 차량에서 새어 나온 빛에 비쳐 모습을 드러낸,
바퀴에 엉켜 붙은 천 조각.
 거무튀튀하고 누더기가 되어 있었지만,
여기저기 솜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어,
그것이 간신히 인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분명 지하철에 치여 이런 꼴이 되고 만 것이 틀림없다.
 데포르메 된 인형이라 해도 충분히 기괴했다.
 만일 이것이 사람이었다면
내장이나 뼈가 튀어나온 끔찍한 모습이었으리라.
 저주받은 인형이라 불러도 무방한 비주얼이었다.

 「찾았다! 마도카의 친구!」

 나를 따라 선로로 내려온 마도카는
기괴한 인형을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우선 감사 인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른스럽지 못하게 한마디 하려던 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소녀의 모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바퀴에 엉켜 있던 인형 역시 마찬가지로 자취를 감추었다.

 유령, 그 단어가 뇌리를 스쳤다.
 분실물 찾기란 미련을 털어내고 성불시키기 위해 필요했던 걸까?

 「아르바이트 여러분, 이제 곧 첫차 운행 시간입니다.
하던 일을 끝마쳐주세요.」

 역무원이 말을 걸어왔다.
 마도카를 상대하는 사이 시간이 꽤 흘렀는지
어느덧 날짜는 바뀌고 아침 해가 떠오르려 하고 있었다.

 이날 찾은 분실물은 마도카의 인형 하나.
 이번에는 2만 엔밖에 못 받겠지만 어쩔 수 없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어떻게든 움직여
오늘의 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반응형
Hellth

Hellth

Writer

일본어 유료 번역 커미션 및 외주도 받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는 [hellth@kakao.com] 로 연락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