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단지 배포 알바 ②】
「일단 시작해 볼까요?」
타니가와의 말을 듣고 나도 일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괜찮으시면 하나 받아 가세요~.」
출근이나 등교를 위해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내밀어봐도 받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귀찮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 부드럽게 거절하는 사람,
완곡하게 거절하는 사람 등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다.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는 데다,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단지 뭉치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가라앉는 동시에
초조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나 받아 가세요~.」
지나가던 나이 든 여자에게
반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전단지를 내밀었다.
드문드문 흰머리가 섞인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대충 묶어놓았고,
화장기 없는 창백한 안색이 전체적으로 몹시 수척해 보였다.
상당히 나이가 들어 보이지만,
어쩌면 실제 나이는 보기보다 약간 젊을지도 모른다.
반사적으로 전단지를 받아든 여자는 멍한 눈으로 종이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눈을 부릅떴다.
「엄마……?!」
「네?」
여자가 받아 든 전단지를 내 눈앞에 불쑥 내밀었다.
분명 백지였던 전단지에는 여든 살쯤 되어 보이는
노파의 얼굴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이름과 나이,
그리고 어딘가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거! 저희 엄마예요!
치매를 앓고 계신데 2주 전에 산책하러 나가신 뒤로
실종돼 버리셔선…… 어디서 찾으셨어요?!」
「아뇨, 그게…….」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빨리 데리러 가야 해.」
내가 답할 틈도 없이 혼자 쏟아내듯 말한 여자는,
전단지를 꽉 움켜쥐고 달려가 버렸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채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대단하시네요! 전단지가 하나 줄었군요.」
타니가와가 말을 걸어오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의 두 눈에 비친 내 얼굴은 당혹감으로 가득했다.
「저 전단지, 평범한 게 아니에요.
건네주는 순간 갑자기 얼굴 사진 같은 게 떠올라선…….」
「그러고 보니, 찾는 사람이 있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했었죠.
그렇다면 전단지에 나타난 사람이
방금 그분이 찾고 있던 사람이었을까요?」
이름과 함께 적혀 있던 주소는 개인정보가 아닌,
어쩌면 찾는 사람의 현재 위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까 그 여자가 그렇게 황급히 달려간 거겠지.
치매로 배회하다 실종된 자신의 어머니가 그곳에 있다 믿으며.
그 뒤로는 두세 시간에 한 번꼴로 전단지를 건네는 데 성공했다.
집 나간 반려묘를 찾는 여자아이.
야반도주한 아내를 찾는 남편.
심지어 잃어버린 결혼반지의 행방까지도.
건네준 전단지에는 온갖 사진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이날도 평소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우리를 빤히 쳐다보는 여자가 있었다.
스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아직 젊은 여자였다.
얼굴은 반듯하게 생겼으나 풍기는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걸까.
의아하게 여기고 있자 여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경계심을 높인 내 앞을 그대로 지나친 여자는
타니가와의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저어……, 저희 어디선가 만난 적 있지 않나요?」
「네?」
눈을 끔뻑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타니가와의 반응을 보아하니 짚이는 구석이 없는 듯했다.
설마 새로운 방식의 헌팅인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 카타기리예요. 카타기리 히이나.
분명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가 기억나지 않아서요…….
혹시 절 아시나요?」
자신을 카타기리라고 소개한 여자의 이야기는
도통 종잡을 수가 없었다.
만난 적이 있다면서 정작 기억은 흐릿하다니,
그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는 건가?
「그러니까, 사람을 찾고 계신 거죠?
그렇다면 절 다른 사람과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타니가와가 그리 단언하자,
카타기리는 긴 속눈썹을 내리깔며 고개를 떨궜다.
「그런가요……, 죄송해요.
갑자기 말을 걸어 이상한 소리나 해선.」
「신경 쓰지 마세요.
아, 괜찮으시면 이것도 하나 받아가시고요.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장사 수완이 좋은 타니가와가
새하얀 전단지 한 장을 카타기리에게 건네준 그 순간,
전단지 위로 떠오른 얼굴 사진이 보였다.
이름까지는 읽을 수 없었지만――,
사진 속 얼굴은 분명 타니가와와 닮아 있었다.
몇 번이나 고개 숙여 인사하며 자리를 떠나는 카타기리.
그녀의 모습이 인파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나는 타니가와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어, 괜찮으세요? 왠지 좀 이상한 사람이던데요.」
「네, 뭐. 이상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저분이 찾고 있는 사람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타니가와는 마치 남의 일처럼 말했다.
정말 타니가와와 카타기리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걸까.
의문이 떠올랐지만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어쩐지 타니가와가 더 이상 이 화제를 이어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가 됐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다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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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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