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llth
괴담/우라바이트 (完) | 2026. 10. 4. 00:30

67. 【꿈을 꾸는 알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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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에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있다.
 얕은 잠인 렘수면과 깊은 잠인 논렘수면을 번갈아 반복한다고 한다.

 잠자는 동안 꾸는 꿈은 주로 렘수면 상태에서 나타나는데,
뇌가 지금까지 보고 들었던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뒤죽박죽인 황당하고 두서없는 꿈이 되기 쉽다고 한다.
 또한 논렘수면 상태에서도 사람은 꿈을 꾸는 모양이나,
뇌 역시 쉬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렘수면 때의 꿈보다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라고 예전에 읽었던 잡지에 그리 적혀 있었다.

 나, 나루코 유메는 어렸을 때부터
한번 잠들면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세부적인 검사를 받아본 적은 없으나,
아마 내 논렘수면 주기가 다른 사람보다 긴 게 아닐까 싶다.
 그 탓에 아침에 약한 타입이 돼버렸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도 본가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를 골라 시험을 봤고,
대학에 진학했을 때나 취직했을 때도
최대한 아슬아슬할 때까지 자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학교와 직장 근처에 집을 구했을 정도다.
 덕분에 대학생 시절부터 비싼 월세에 시달리게 됐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도 어디 놀러 나가는 일 없이
하루 종일 집에서 잠만 자며 보낸다.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자는 거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정도다.

 취미에 돈 한 푼 쓰지 않는데도 매달 받는 월급만으로는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을 무렵,
SNS에서 어느 피험자 모집 알바를 발견했다.
 매일 잠을 자고 그날 꾼 꿈의 내용을
이메일로 보고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나는 깊이 잠드는 시간이 길어서인지
꿈을 꾸더라도 거의 기억하지 못했지만,
잠만 자고 돈을 벌 수 있다니,
내게 이보다 잘 맞는 일은 달리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알바를 모집하는 계정으로 DM을 보냈다.

 상대방이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하더니만,
곧바로 채용됐다고 알려왔다.
 그리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내가 알려준 집 주소로 택배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한 달 치 분량의 알약과
간단한 설명서가 들어 있었다.

 설명서에 따르면 일을 할 때는
동봉된 알약을 한 알 먹고 잠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건 수면제의 일종인 걸까.
 이런 게 없어도 나는 이불 속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잠들 자신이 있는데, 규칙이라니 어쩔 수 없다.

 단순히 잠만 자면 되는 일이라고 광고하긴 했으나,
어쩌면 임상시험까지도 포함되어 있는 걸지 모른다.
 그래서 그렇게 집요하게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했던 걸까.

 혹시 몰라 다음 날이 주말인 금요일 밤부터
곧장 알바를 시작하기로 했다.
 먹어야 하는 수면제가 강한 성분이 들어있다 한들,
다음 날이 주말이라면 본업에 지장을 미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주말엔 자는 것 말고 아무런 일정도 없으니 오히려 잘됐다.

 택배가 도착한 주의 금요일.
 일주일간의 업무를 마치고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당장이라도 드러눕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가며
화장을 지우고 목욕까지 마친 뒤 잠들 준비를 끝마쳤다.
 기왕 자는 거라면 완벽한 상태에서 잠들고 싶었다.

 알약 한 알을 물 한 컵과 함께 삼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은 깊고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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