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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나태한 악욕귀족으로 전생한 나, 시나리오를 부숴버렸더니 규격 외의 마력으

4화 밀크 아비터스 선생님

by Hellth 2025.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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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를 뛰어넘어야, 첫걸음이다.
말 그대로 죽을 각오로 해!"

 "네엣!"

 여전히 밀크 선생님은 엄하다.
 참고로 방금 게 선생님을 말버릇이나,
진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결국 검도 마법도 같은 선생님이기에,
효율을 위해 양쪽을 동시에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검술 코스는 엄격,
마법은 상냥이기에, 후자에 한해서 기절하면
「쓰다듬」을 한 번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그걸 즐기기 위해, 기절하지 않도록
버티는 것이 내 작은 취미가 되었다.

 뭔가에 눈을 떠버린 걸까? 이거 괜찮으려나?

 "아…, 의식… 이…."

 "두 시간이라, 제법 버텼군."

 지면에 쓰러졌지만, 손바닥의 감촉을 맛볼 때까지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며 버티다, 손이 닿은 직후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 후로도 매일 같은 훈련을 반복했다.
 뛰고, 운동, 기절할 때까지 마력을 방출.

 시간은 가차 없이 흐르기에, 반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리리스는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
 얼마나 든든한지.
 아주 사소한 얘기도 들어주며, 신경도 많이 써준다.

 게다가 엄청 좋은 냄새가 난다.
 몸은 가녀리고, 팔은 무척이나 얇아, 뼈도 쉽게
부러질 것 같아 보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강해져서
내가 지켜줘야만 한다.

 원작에선 그다지 등장하진 않았으나, 분명 숨겨진
설정이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아마도 병약하다거나,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거나,
틀림없이 그런 것일 거다.
 어쩌면 어딘가의 공주님이었다는 설정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스테이터스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름 : 바이스 판센트
종족 : 인간, 남성
나이 : 15세
직업 : 귀족
레벨 : 4
체력 : 300
마력 : 1200
고유 스킬 : 속박 플레이 Lv.2, 힐 라이트(소) Lv.1,
(NEW)기척 감지 Lv.1, 은밀 Lv.1, 마력 조작 Lv.2
칭호 : 본레스 햄의 달인, 집사 홀리기, (NEW)노력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체력과 마력은 처음과 비교했을 때 그야말로 천지차이.

 그보다 마력에 한해선, 조금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원작 기준, 스토리 중반 정도의 마력량이잖아?

 전에는 아침부터 훈련을 시작해, 낮만 돼도 피곤함을
느꼈으나, 지금은 정신을 차려보면 해 질 녘이다.

 기척 감지는 리리스가 항상 곁에 있는 걸
신경 쓰다 보니, 배우게 된 것 같다.
 은밀은 밀크 선생님으로부터 달아나다 보니,
어쩌다 배우게 된 것 같다.

 다만, 노력가라니…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보다 놀랍군, 바이스. 넌 제법 소질이…
아니, 백 년에 한 명 꼴로 나올 인재인지도 몰라."

 "네에? 백 년요?"

 어느 날, 밀크 선생님이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까지 칭찬이라고는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오히려 곤혹스러웠다.

 기뻐하는 순간 따귀라도 날아오지 않을까 싶어,
자세를 취했으나 그렇게까지 귀축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는 눈을 보면 마력량을 알 수 있는데, 지금까지
수많은 전사들과 마법사들을 봐왔지만, 네 상승치는…
평범하지 않아."

 이 세계에는 명확한 감정 스킬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경험으로 비슷하게 재현할 수는 있는 모양이다.

 나 자신도 많다고는 생각했지만,
 역시 틀림없는 모양이다.

 게임 수치를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나,
얼추 내 기억이 맞는 모양이다.

 "…라고는 해도, 해야 할 일은 결국 변함없지만."

 "그, 그렇네요…."

 잠깐 농땡이를 피워도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걸로 됐어,
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니까.

 그로부터 다시 몇 달이 흐르고,
큰 변화가 생겼다.

 기초 훈련은 여전하나,
마침내 실전 훈련에 들어선 것이다.
 처음에는 연습 경기 수준이지 않을까 싶었으나,
처음부터 밀크 선생님과의 모의전이었다.

 "아직 멀었어, 빈틈 투성이잖아!"

 "아파아아앗~!"

 있는 힘껏 후려친 옆구리, 이것도 손대중을 하고
있는 거겠지만, 기절할 정도로 아프다.
 아슬아슬하게 죽지 않는 선, 죽었다 싶었던 적은
무수히 많았지만.

 "잘 들어라, 바이스. 훈련을 실전이라 여기도록.
전투란 싸움이다. 제일 중요한 게 뭐라 생각하지?"

 "그게… 마력량과 상대의 기량──."

 옆구리에 또다시 일격이,
밀크 선생님은 기본적으로 말보단 행동이다.

 하지만 깨달았다.

 ──선수 필승.

 "크으윽…, 아, 아프잖아요…. 당하기 전에 해치워라,
이겁니까?"

 "그래, 단번에 해치우란 말은 않겠다만, 선제공격만은
어떠한 공격보다도 효과가 좋지. 마법의 달인이라 한들,
마법 방어를 연성하기 전에 공격을 당하면 죽는다.
격투의 달인이라 한들, 방심한 틈을 노려 목을 찔리면 죽는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나, 쉬운 일 또한 아니다.
 대화를 나눈다는 선택지는 없는 걸까…,
이 사람에겐 없겠지.

 "이것에 한해선 설명만으로는 부족해. 그러니 준비가
끝나면 실전 테스트로 돌입하겠다."

 "실전 테스트라는 건…?"

 "기대하고 있어라."

 씨익하고 웃는 밀크 선생님.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은 처음 봤어.

 두려움에 몸이 떨리나, 그걸로 봐줄 사람이 아니다.
 각오하고 일어서자,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좋아, 바이사. 내가 가장 마음에 든 점이
바로 그 근성이다. 재능이 있더라도, 그걸
단련하기란 쉽지 않지."

 "하하, 감사합니다."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릴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몇 시간의 모의 훈련 후, 끝이라고 생각했더니만──.

 "마력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한다."

 "실화냐…."

 뒤에서 응원해 주는 리리스.
 매번 메이드 업무는 내팽개치고 있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양립하는 모양이다.

 다들 우수하네….

 "힘내세요, 바이스 님!"

 고맙긴 하지만, 너무 한심한 꼴인지라,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


 「밀크 아비터스 사이드」 스토리

 내가 이 의뢰를 받은 건 지루했기 때문.

 모험가 랭크는 손쉽게 S급에 도달했다.
 어느 왕국에서 기사단장을 맡고 있었으나,
딱히 재미는 없었다.

 나는 이미 전성기와는 거리가 멀다.
 내가 만약 10대였다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법.
 여자로 태어난 것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 중 하나였다.
 아무리 마력을 단련한들, 근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때, 옛 친구인 집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느 귀족의 장남을 단련시켜 줬으면 한다고.
이름은 유명했던 터라, 듣자마자 알았다.

 최악의 버러지 귀족, 바이스 판센트.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며,
노예를 능욕하는 것이 취미라고 들었다.
 몇몇 노예가 시체가 되어, 은밀하게
처리되었다는 소문 또한 들은 적 있다.

 영민들의 평판 또한 최악이다.
 본래라면 그런 놈을 상대할 리 없었으나,
생각보다 거금을 제시해 왔고,
제비스라는 녀석이 간절하게 부탁을 해왔다.

 귀찮았지만, 적당히 상대해 주고 돈만 받고
끝낼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놈도 입학 전이라 약간 흥분했을 뿐,
금세 질릴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밀크 아비터스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바이스 판센트입니다. 밀크 선생님,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경칭은
사용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철저하고 엄격하게
부탁드립니다. 손대중은 필요 없습니다."

 귀족이라는 작자가 내게 정중한 태도로 나왔으며,
시작하기에 앞서 그런 요구를 해왔다.

 지금 네가 무슨 소리를 한 건지 알아?
라고 되묻고 싶어질 정도였다.

 소문과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나는 프로다.
 요구에는 응해줘야겠지.

 그날부로 나는 바이스의 지도를 맡았다.
 검술 따위는 가르친다 한들 금세 익힐 수 없는 법.
 우선은 근성,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을 할 수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바이스는 내 지시를
단 한 번도 거역하지 않고 응했다.

 잔재주를 알려달라 조르지도 않았고,
그저 땀을 흘릴 뿐인 기초 훈련에 매진하면서도,
단 한 마디의 불평조차 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했을지 모르나,
그 모습은 듣던 소문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내 지시뿐만이 아니라, 올바른 지식을
스스로 학습해 가며 실천으로 이어나갔고,
한 발 더 나아가 심도 있게 연구까지 거듭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바이스 키우기에 재미를 느꼈다.

 이유 중 하나로,
바이스의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가끔 역전의 전사와 싸우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내가 상정했던 마력량은 몇 주도 채 되지 않아
넘겼으며, 지금은 이미 일류 모험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무리 잔재주를 익힌다고 한들, 맞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고위 마법은 그에 걸맞은
마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법이다.

 공격은 수단이 전부.
 바이스는 그걸 이해하고, 마력량을 향상하는
훈련에 죽기 살기로 매진하고 있다.

 언젠가 누군가 바이스의 악담을 퍼붓는 것을 듣고,
나도 모르게 그만 참견한 적이 있다.

 그 녀석은 그런 놈이 아니야── 라고.

 그때, 깨달았다.
 단순한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아닌, 언젠가는
바이스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물론 본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단지, 녀석은 소문과는 달리 너무나도 착하다.
 전장에서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겁이란 말은 전장에서 칭찬이나 다름없으니까.

 내가 가르쳐야만 한다.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을 바이스에게 주입하자.

 "선생님, 더는 무리… 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마력이 고갈된
바이스가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별 수 없지, 마법 수업은 상냥하게라 했으니.

 "좋아, 잘하고 있어."

 귀여운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 싫지 않다.
 자는 얼굴도 제법 귀엽고.

 다만, 리리스, 네 살기는 눈치챘다.
 만일 내가 그에게 손이라도 댔다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것도.

 그렇다고 해서,
그리 간단히 물러날 생각도 없지만 말이야.
 나도 바이스가 마음에 들어버렸거든.
 나는 전사지만, 여성으로서의 마음을 버리진 않았어.

 남자로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다,
제자를 내 것으로 삼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다만, 그것과 훈련은 별개다.
 이대로면 몇 달 뒤에 있을 실전 테스트도
문제없이 치를 수 있을 터.

 바이스, 난 널 좋아한다.
 그러니, 죽지만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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