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초상화를 그리는 알바 ⑥】
우라바이트는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보수도 크다.
조금이라도 잘못 대응하면
나 역시 아빠와 같은 말로를 맞게 된다.
같은 일을 하다가 소식이 끊기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왔지만,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당장 언제 내 차례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나라고 무사할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두려움에 짓눌려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죽으면,
아빠가 남긴 좋지 않은 유산이 여동생에게 넘어간다.
작은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지는 세계다.
빚을 전부 갚을 때까지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
일을 할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고,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어느 날이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껍데기 같은 집으로 돌아오자,
편지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발신인의 이름을 본 나는 경악했다.
몇 년 전에 생이별한 여동생이 보낸 편지였다.
우리 집은 전세나 월세가 아니라 자가였고,
예전에 가족 네 명이 함께 살던 시절부터
줄곧 같은 집에서 살고 있었기에 이렇게 편지가 도착한 모양이었다.
나는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었다.
물방울무늬가 들어간 하얀 편지지에 하늘색 잉크로,
여자아이답게 둥글둥글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히이 쨩에게.
오랜만이에요.
기억하시나요? 여동생인 히이나입니다.
잘 지내고 있나요? 지금은 뭘 하며 지내고 있죠?
어디 아픈 곳은 없고요?
히이 쨩은 옛날부터 성실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저는 지금 엄마랑 새아빠랑 같이 살고 있어요.
엄마도 아빠도 저한테 정말 잘해주지만,
히이 쨩이 없어서 계속 외롭습니다.
전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됩니다.
지금은 히이 쨩네 집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열심히 입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실은 전부터 히이 쨩을 만나고 싶었는데,
엄마가 반대해서 못 만났거든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합격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요.
합격하면 가장 먼저 히이 쨩을 만나러 갈게요.
그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히이나로부터.』
여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나를 「히이 쨩」이라고 불렀다.
혀가 짧아 「오빠(니이 쨩)」라고
제대로 부르지 못하던 시절의 흔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큰 지금까지도 부르는 법이 그대로인 걸 보면
어쩌면 내 이름을 변형해서 부르던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나저나 어렸을 때 헤어진 여동생이
아직 날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만나려고까지 하고 있었다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엄마가 여동생이 날 만나고 싶어 하는 걸 막는 건 아빠 때문이겠지.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아빠의 피를 물려받은 나를
엄마 역시 똑같이 싫어하는 게 분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엄마가 내게 연락해 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나는 오직 여동생을 위해 문구점에 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편지 세트를 샀고,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편지를 쓰는 게 대체 얼마 만일까.
아니,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무슨 말을 써야 할까.
엄마가 여동생을 데리고 야반도주한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그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편지에 적기에는 망설여졌다.
몇 번이고 문장을 고치고 다듬은 끝에 완성된 것은
꽤나 무뚝뚝한 내용의 편지였다.
아빠가 죽었다는 것과 막대한 빚을 남겼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여동생은 아직 중학생이라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빠 일로 여동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여동생에게 답장을 부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오모카게로부터 호출이 왔다.
「새로운 일이 하나 있어.」
폐건물 안의 아편굴 같은 방에 내가 발을 들여놓자마자
오모카게가 수상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초상화를 그리기만 해도 오만 엔. 어때?」
애초에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주어지지도 않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 단순하게도, 여동생의 편지를 받은 나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겠습니다, 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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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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