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맨션에 사는 아이는 이상해진다고 한다.
이 맨션은 6여 년 전, 신도시 개발이 한창일 당시
●●●●● 방면의 산 한쪽 측면을 깎아,
토지를 조성하여 건설되었다.
도심지와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지만,
차가 있다면 충분히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라는 점
덕분에 완공 당시부터 만실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1,000호가 넘어가는 단지형
맨션 부지 내에는 공원과도 같은 편의시설들이 존재해,
하나의 작은 마을과 같은 모습을 띠고 있었다.
지역 주민들이 현재도 거주 중인 낡은 가옥들이 남아 있는
거리 옆에, 신축 맨션 단지가 생긴 광경은 이질적인 대비를
자아냈다고 한다.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 육아를 위해 이주해 온 가족들이
대부분이라, 한낮에는 공원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들끼리 모여 이웃집을 방문해 차를 마시거나 하며,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 간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D 씨 가족 또한 맨션의 완공과 동시에 입주하였다.
D 씨 가족은 전업주부인 D 씨와 회사원인 남편,
10살 된 딸 K 양과 전부터 키우던 고양이를 포함하여,
3명과 1마리가 한 집에서 살았다. D 씨는 남편과
K 양을 배웅해 준 뒤, 낮에는 집안일을 하면서도
이웃들과의 교류라는 이름의 부녀회에 자주 참가하였다.
그 일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이사한 지,
몇 개월이 지난 무렵이었다.
K 양의 상태가 이상해진 것이다.
지금까지도 나이에 걸맞은 어리광을 부린 적은 있었으나,
이 맨션으로 이사한 뒤부터는 조금 상황이 달라졌다.
키우는 고양이의 꼬리를 일부러 밟거나
슈퍼의 신선식품 매대에 진열된 토마토를 짓뭉개는 등
K 양의 나이대에선 보기 힘든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눈에 띄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혼을 내면 당장은 말을 따랐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비슷한 장난을 치는 상황 속에
D 씨는 골머리를 앓았다.
남편과의 상의 끝에,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닌지 잠시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어느 날, 친한 이웃 어머니들과 수다를 떨며,
D 씨는 가볍게 투정을 부렸는데, 그러자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서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비를 붙잡고는 날개를 잘라 모래 속에 파묻거나,
위층에서 화분을 떨어트리거나, 갓난아기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발로 차는 등, 이사하기 전에는 하지 않던
악질적인 장난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D 씨 또한 얼마 전 아파트 부지 내에서,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 여럿이 화단에 심어진
꽃을 뽑고 내팽개치는 것을 보고 주의를 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들은 자녀들이 이사한 뒤 다니기 시작한
초등학교가 원인은 아닐까란 의구심을 품었다.
해당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모두들
동일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기 때문이었다.
그 초등학교는 현지의 아이들 또한 통학하고 있는
학교로서 제법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맨션의 완공에
맞춰 학교를 리모델링하고, 교직원 또한 증원하여
이사를 온 아이들을 입학시켰다.
결과적으로, 해당 학교에 통학하는 학생은
「현지의 아이들」과 「맨션에 거주 중인 아이들」이
뒤섞이게 된 것이다.
어머니들은 공개 수업일에 맞춰, 담임 선생님께 학교에서
요즘 악질적인 장난이 유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물었으나,
선생님은 딱히 집히는 점은 없다고 말한 뒤, 잠시 고민하더니
실은 맨션에 거주 중인 아이들끼리 하는 비밀스러운 놀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 놀이란, 현지의 아이들이 참가해선 안 되는 것 같고,
따돌림을 당한 현지의 아이가 울면서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해 오는 일도 있었기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조금
문제시되고 있었다 한다.
D 씨는 그날 귀가한 K 양에게 그 놀이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처음에는 말하기를 상당히 꺼려하던 K 양이었지만,
비밀로 하겠다는 약속 하에, 그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 놀이란 「맛시로 씨」라고 불리며,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맨션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다들 하고 있다고 한다.
「맛시로 씨」에는 어른이나 현지의 아이가 참여해선 안 되는데,
맨션에 거주하는 아이들만의 비밀이기 때문이다.
「맛시로 씨」는 술래잡기와 조금 흡사했다. 인원은 4명에서
6명 정도가 모여 시작하나, 특별히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남녀로 편을 나눠, 남자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하고,
거기서 진 아이는 「맛시로 씨」가 된다.
남자아이들이 가위바위보를 하는 동안 여자아이들은
뛰어 도망치고, 「맛시로 씨」가 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들 중 하나를 뒤쫓아 붙잡는다.
「맛시로 씨」 이외의 남자아이는 그걸 도우며,
여자아이가 숨은 장소를 알려주거나 도망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나, 「맛시로 씨」 이외의 남자아이는
결코 여자아이를 만져선 안 된다.
「맛시로 씨」가 여자아이를 붙잡는 데 성공하면,
「맛시로 씨」는 여자아이에게 「몸값」을 요구하는데,
어떤 때는 지우개 혹은 양말,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붙잡힌 여자아이는 그 「몸값」을 「맛시로 씨」에게
지불해야 하며 지불하지 않는 것은 결코 허락되지 않는다.
무서운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붙잡힌 여자아이가 「몸값」을 지불해야,
「맛시로 씨」 놀이는 끝이 난다.
몇 시간, 며칠이 걸리든 간에 「몸값」을
지불하기 전까진 「맛시로 씨」 놀이는 끝나지 않으며,
그 동안 붙잡힌 여자아이는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놀이에 관한 내용을 듣고난 뒤,
D 씨는 소름이 끼쳤다. 얘들 장난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가족이 잠든 집에서 D 씨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D 씨와 남편은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기에, 소리를 낸
인물은 이사를 하고 나서 자신만의 방이 생겨
홀로 잠을 자게 된 K 양 밖에 없다.
침실에서 나오자, 현관에서 K 양이 신발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방금 막 돌아온 모양이었다.
늦은 밤, 홀로 외출한 이유를 강하게 추궁하자,
"몸값을 지불하러 다녀왔어."라고 답변했다.
누구를 만났냐고 물어도 「맛시로 씨」라는 대답만이
돌아올 뿐.
이에 무엇을 지불했냐 묻자 돌아오는 한 마디,
"미케."라며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거실에는 작은 피웅덩이가 고여 있었고,
옆에 나뒹굴던 꽃병에는 피에 젖은 털이 드문드문
달라붙어 있었다.
D 씨 가족은 주저 없이 이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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