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 소설/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

4화 모 월간지 2006년 4월호 게재 「학교 수련회 집단 히스테리 사건의 진상」

by Hellth 2024. 11. 11.
반응형

 2002년, 간사이에 위치한 명문 사립 중학교인
R 중학교는 학교 수련회에서 발생한 집단 히스테리
사건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목을 이끌었다.
 학생을 비롯하여 수많은 목격자가 증언한 내용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괴기 사건이라며 수많은 미디어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면서도 집단 히스테리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일단락 되게 된 이 사건, 당시 해당 중학교의
2학년 학생이자, 학교 수련회에서 이번 사건을

직접 목격한 A 씨에게 독점 인터뷰를 감행,
이하가 그 전문이다.

 "뉴스에선 자주 집단 히스테리라고들 하던데,
결코 그런 게 아닙니다. 저는 물론 친구도,
심지어 선생님도 함께 봤는걸요."

 "벌써 4년 전 일이네요. 중학교 동창들과 모여도
그때의 일은 금기시 여겨지곤 합니다.
그도 그럴게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제가 다닌 사립 중학교는 2학년이 되면 학교 수련회
같은 느낌으로 숙박도 겸해 야외 활동을 합니다.
선배들은 오카야마 근방으로 갔다고 하던데,
저희 때부터 행선지가 바뀌어서
●●●●●에 위치한 휴양소라고 해야 할까요?
──그곳이 장소로 결정됐습니다.
아, 이미 알고 계시군요. 뉴스에서도 자주 다뤘으니까요."

 "어쨌든 간에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다는 것 같았고,
실제로도 굉장히 깔끔한 건물이었습니다.
학교 수련회와 같은 행사 때 사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회사의 연수원 등으로도 이용한다 했었고,
청소년 자연의 집(국가에서 운영하는 아웃도어 교육 시설)
처럼 낡지 않아 모두들 무척 마음에 들어 했죠."

 "낮에는 가벼운 등산과 근방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밥을 지어먹고, 밤에는 휴양소의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반별로 장기자랑을 하며 제법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아마 오후 8시 무렵
이었다고 생각됩니다만, 취침 시간까지 각 방에서
자유 시간이 주어졌죠."

 "휴양소 건물의 현관은 국도 방면을 향해 열려 있었고,
숙소의 방은 산과 마주하고 있었는데요.
4인 1실로, 창문을 열면 약간 좁은 베란다가 나오고,
눈앞엔 새카만 숲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인지라 자유 시간에는 옆방에 있는 친구와
베란다를 너머로 대화를 나누는 친구도 있었죠.
남자들은 큰 소리로 윗방에 있는 친구와 베란다를 통해
전달하기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때 방 안에서 친한 친구와 트럼프를 하고 있었는데,
베란다 쪽이 소란스러워지며 신경이 쓰여 베란다에
나와 있는 친구에게 무슨 일인지 물으니, "이상한 소리가 나"
라고 하더군요. "진짜? 무서워~."라고 답하며 저희들도
베란다로 향했습니다."

 "이미 그 무렵에는 모두들 베란다로 몰린 상황이었고,
윗방 베란다에서도 "어? 뭔데?"라든가 "들려?"라는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확실히 귀를 기울이자,
숲 속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이.]


 "도움을 요하는 급박한 느낌이 아닌,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느낌으로 일정 간격을 두고
들려왔어요. 아마 남자 목소리였을 겁니다."

 "그래서 다른 반의 장난기 많던 남자애가,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건만 장난 삼아,
"얌─마, 얌─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어─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죠.
그에 다시 답하듯 [얌─마, 얌─마!]라고
소리를 질러대며 주변 친구들과 시시덕거렸습니다."

 "그렇게 몇 번 정도 반복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뭔가 좀 가까워진 것 같지 않아?"라고 말했습니다."

 "분명 처음엔 희미하게 들릴 정도였던 것이,
이제는 확실하게 들릴 정도가 되어 있던 거죠.
하지만 빛이라곤 각 방의 전등 불빛 정도였기에,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숲은 잘 쳐줘야 몇 미터
정도였습니다. 다만, 감각적으로 낮이었다면

분명 보였을 것이라 생각되는 거리 수준으로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무렵 모두들 무섭다며 큰 소란이 일었고,
베란다를 닫고 방 안으로 도망치는 아이라든가,
"선생님을 불러올게"라고 말하는 아이, 이런저런
목소리들이 제각기 다른 베란다에서 들려왔습니다.
저요? 물론 무서웠지만 호기심이 더 커서요.
제 방의 친구들은 모두 아직 베란다에 나와 있는
상태였고 저 역시 함께 숲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옆 베란다에서 여자애가 숲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무슨 일 있나요?]


 "그 아이는 다른 반의 반장이었습니다만,
학생회에도 입후보한 터라 저 또한 얼굴을
알고 있었습니다. 추측이지만 그 아이니까,
놀리는 게 목적이 아닌 진심으로 어떤 목적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베란다 밖에 나와있던 아이들 또한
왠지 모르게 그 아이의 부름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가 되어, 단번에 주위가
조용해졌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이리 와─, 이리로 와─, 감이 있어─.]


 "또렷한 목소리로 그리 말했습니다.
근데 뭐라고 해야 하나, 영혼이 없다고 해야 할까,
마치 국어책을 읽는 느낌이라.
조금 더 보태자면 단어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그저 단순히 따라 말할 뿐인, 사람을 흉내 내는
동물이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모두 두려움보단 얼이 빠져버렸습니다만,
그 여자애가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목소리가 조금 떨렸던 게 기억나요."


 [그게 무슨 뜻이죠?]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리 와─, 이리로 와─, 감이 있어─. 이리 와─,
이리로 와─, 감이 있어─. 이리 와─, 이리로 와─,
감이 있어─. 이리 와─, 이리로 와─, 감이 있어─.]


 "계속해서 반복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베란다에서 누군가가 "싫어엇─!"하고
외친 것이 계기가 되며 모두 반쯤 미친 상태로
방 안으로 뛰어들어왔습니다."

 "저희들도 울먹이며 서둘러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거기! 누구야!"라는 호통 소리가 들려오며,
선생님이 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있는 방에선 각도상 보이진 않았지만,
2층의 어느 방 베란다에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죠. 그때 저는 이미 방안으로 몸을 반쯤
밀어 넣고 뒤를 돌아보는 형태였는데, 그때 갑자기
확 하고 둥근 빛이 숲을 비추더군요. 아마도 선생님이
손전등을 갖고 계셨던 모양이에요."

 "잠시간 빛이 이리저리 숲 속을 비추었는데,
순간적으로 무언가 비쳤습니다."

 "지금도 사실 그게 뭐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사람이었다 생각해요. 전부 다 보인 건 아니고,
비추어진 것은 발치뿐이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하얗고
커다란 맨발.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습니다.
게다가 엄청나게 컸고요. 발의 사이즈만 보면 키가
3미터는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때마침 그게
막 뛰어가 버렸습니다."

 "그 직후, 선생님께서 모든 학생들을 식당으로
불러 모아 괴한이 있어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것과
그로 인해 오늘 밤은 절대 베란다에 나가지 말라는
주의사항 전달을 끝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만 상당히 충격을 받은 학생들이 많았던 모양이라,
다음 날에 댐 견학을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취소되고
앞당겨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학교에서 해당 안건에 관한 설명회가
열렸던 모양인데, 저희 어머님도 참석했지만,
괴한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하시더군요.
그리고 하굣길에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더라도
절대 대답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턴 아마 학생들밖에 모를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 일이 있던 직후 옆반의 반장이던 여자애가 조금
이상해졌어요. 수업 도중에 갑자기 일어서서는
"산에 가고 싶어."라고 외치기도 하고, 얼마 못 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고는 그로부터
몇 개월 만에 죽어버렸습니다. 선생님께서 명확하게
밝히시진 않았습니다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모양이더군요. 그 여자애와 같은 반이자 조문을 갔던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지만, 관이 완전히 밀봉되어
있어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라도 나누고 싶었는데라며 슬퍼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