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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

18화 모 월간지 1998년 5월호 게재 「신종 UMA 화이트맨 발견!」

by Hellth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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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 중에, UMA를 본 적 있는 사람이 있어요."

 오컬트 관련 잡지를 통한 밀고가 계기가 되어,
편집부는 UMA의 목격자인 A 씨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A 시는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었던 점이,
오히려 이번 안건에 관한 정보의 신빙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평소에도 편집부에는 많은 양의 밀고가 들어오나,
그만큼 거짓 정보들도 많이 섞여있다.

 그중에는 본인이 외계인이라고 자칭하는 내용들도 있어,

밤을 새우며 그런 사연들을 읽다 보면 그런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는 한다. (물론, 편집부는

외계인 및 UFO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있으니,

그 점은 이해를 바란다.)

 그러던 중 최소한 평범해 보이는 일반인 A 씨를 보고,
우선 첫 관문은 해결했다는 생각에 편집부 직원이던
필자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듣자 하니, A 씨는 톳토리 현에 거주 중인 35세,
대기업에 근무하는 샐러리맨이라고 한다.
 최소한 우주와는 연관이 없을 것 같다.

 그런 그가 6년 전에 갔던 캠핑장에서 UMA를
목격했다고 한다.

 잡지 구독자분들께는 UMA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혹시라도 이 잡지를 통해 유입될
뉴비(실례!)들을 위해 다시금 기본적인 정보를 복습하고
가려한다.

 UMA란, Unidentified Mysterious Animal의 약자로,
번역하자면 미확인 동물·생명체가 된다.
 이름 그대로 실존하는지 파악되지 않은 생물을 뜻한다.

 영어이기에, 외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많이들 착각하는데,
실은 일본에서 태어난 신조어다. 잘 아시다시피 UFO가
Unidentified Flying Object(미확인 비행물체)의 약칭임을
참고해 1976년 국내 모 유명 SF전문지에서 이름을 붙인 것이
시초이다. 덧붙여 영어로는 Cryptid(크립티드)라고 불린다.

 UMA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은 네스 호수의 네시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70년대 무렵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이케다 호수의 잇시 등 수많은 아종들을 양상해 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네시에 관해서는 이후 그 사진을
촬영했다고 여겨지는 인물이 조작에 관해 인정하는 등,
신빙성에 약간의 의문이 남아있다.

 그 밖에, UMA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대형 유인원 빅풋,
인어(세이렌), 몇 년 전 소식지에서도 특집기사로 다룬
공중을 고속으로 나는 물고기, 스카이피시 등이 손꼽힌다.
 넓은 의미로는 외계인도 UMA에 포함될 수 있겠다.

 여기서 일본의 고유 UMA로 눈을 돌리고 싶은데.
사실 일본 내에서 UMA라고 불리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으로 츠치노코, 캇파, 모 낚시 만화로 유명해진
거대어 타키타로 등이 있지만, 그 외에도 일본인이라 한들
생소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UMA라고 불리는 것이 일본에 적은 이유로는 요괴의
존재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캇파가 무엇이냐 물었을 때, 요괴라도 답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반목면이나 히토츠메코조, 10년 정도 전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인민견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을 실제로 봤다는 인간이 있는 이상,

미확인 동물·생명체인 UMA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의문의 존재를 요괴라고 칭하는 과거부터 쓰인 분류명이
있는 탓에 UMA가 일본에 적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일본에 있어선 미확인 동물·생명체가 UMA인가, 요괴인가
하는 논쟁은 히로스에 료코가 여배우인가, 아이돌인가 하는
논의만큼 의미 없는 행동인 것이다.

 캇파가 자신을 UMA라 부를지, 요괴라 부를지 신경 쓸 리
없을 테니까. 우리 언론이 어떻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의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매스컴은 제법 악질 장사로도 볼 수 있겠다.

 오컬트·호러 잡지를 표방하는 잡지로서는 본건의
미확인 동물·생물체를 어떻게 호칭할 것인지 실로
고민스러운 부분이나, UMA에 관해 구태여 소개한 만큼
세상에 이 명칭을 널리 알리고 싶다 생각하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어진 감이 있으나, 드디어 A 씨가
목격했다는 UMA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A 씨가 그 UMA를 목격한 것은 1992년 가을,

장소는 ●●●●●에 위치한 캠핑장이다.

 A 씨는 톳토리에서 멀리 떨어진 그 캠핑장으로

1박 2일 캠핑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1985년 캠핑 붐이 일기 전 오픈한 오토캠핑장으로,
댐 근처 산기슭에 위치해 가벼운 하이킹도 즐길 수 있어,
눈치 빠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 평일에도
만원일 정도로 성황을 이룬 곳이다.

A 씨가 그 캠핑장을 찾았을 때는 이미 캠핑 열풍이
불던 때였고, 유행을 따라 하는 것을 좋아했던 A 씨는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캠핑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으며,
텐트 같은 캠핑 용품을 구입해 이미 몇몇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던 중이었다고 했다.

 그런 시국임에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A 씨 가족이
캠핑장을 방문하였을 때 다른 손님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입지도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다.

 서른 살을 넘긴 독신, 친구도 없이 날마도 오컬트와
마주하는 필자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캠핑장에서 손님이 적다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한다.
 최근 젊은 세대들에 의한 소음 공해로 인해 다른 가족
동반 이용객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자주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에 A 씨는 아내 B 씨와 아이 C 군(당시 6살의 남자아이)과
함께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워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UMA 역시 여자의 감이라는 것이 통하는
모양이다. B 씨가 가장 먼저 이변을 감지한 것이다.
 두통을 느꼈다고 했다. 또한 저 멀리 있는 곳이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A 씨가 되묻자 "멀리서 시선이 느껴져."
라며 댐을 사이에 둔 맞은편 산을 가리켰다.

 이에 이어, 틀어둔 라디오가 이상해졌다.
 전파가 끊긴 것은 아니나, 때때로 방송에 섞여 남자의
목소리 같은 것이 들려온 것이다.

 A 씨는 그것이 신음소리로 들렸다 한다.

 하지만 C 양에겐 그것이 "어─이."라고 들렸다 한다.

 듣고 보니 또 그렇게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희미하나 분명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이상한 일은 계속됐다. 저녁 식사 때가 되어, 가족은
서로 협력해 카레를 만들었다.

 C 군도 약간 겁을 먹기는 했으나 채소를 썰고,

밥을 짓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완성된 카레의 맛이 이상했다고 한다.
 본인 입맛이 이상한가 싶었지만 가족들

모두 아무 맛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즉석 카레라고는 해도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카레인 데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그러던 중, C 군이 코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코피는 좀처럼 멈출 생각을 안 했고, 원인 또한 불분명했다.

 이 시점, 애독자라면 외계인 설을 주장하고 싶겠지.

 라디오 전파의 간섭, 두통·코피 등은 자기장의 영향이며,
자기장을 동력으로 삼는 UFO에 의한 영향이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편집부로서는 이 설을 부정하고 싶다.
 결코 편집부가 UFO 설은 식상하게 여기기 때문이 아니다.

 우선 첫 번째로 UFO 목격 증언이 전혀 없었다.
 일본에서 유명한 「고후 사건」과 같이 UFO는

한 장소에서 여러 차례 목격되는 경우가 많다.

 일설에선 자기장의 영향으로 날아오기 쉬운 장소가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UFO에 의한 것이었다면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UFO의 목격 증언이 없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두 번째로, UFO의 착륙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
 UFO의 착륙 장소로서 대표적인 것은 목장이나 밭 등,
광대한 평지가 대부분이나 A 씨가 방문한 캠핑장은
산기슭에 위치해 있고, 주변은 울창한 숲과 댐이 있어,
평지가 거의 없다.

 목적이 착륙이 아닌 인간의 유괴라 한들,
나무 밑에 있는 인간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후술 하겠지만 이 UNA는 매우 대형임을 추측할 수 있다.
 이것을 외계인이라 가정했을 때, 그 거구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UFO라면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더욱 목격 증언이 없는 것, 광대한 평지가 없는
산중에 UFO가 날아들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A 씨의 목격담으로 돌아가보자.

 앞서 언급한 이상한 일들의 연속에 기분이 상한 A 씨
일가는 일찌감치 텐트에서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세면장에서 이를 닦고 있자,
B 씨가 말을 걸어왔다.

 밤새 텐트 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귀뚜라미들의 합창 속에 섞여 희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남자의 목소리로 "어─이." 하는 소리가 계속 들여왔다고 한다.
 다만 상당히 먼 거리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져 B 씨는
굳이 A 씨를 깨우지 않았다고 한다.

 전날부터 계속 느껴진, 건너편 산으로부터의 시선도 있고
B 씨는 상당히 겁에 질렸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A 씨는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처럼 톳토리에서 여기까지 왔기도 했고,

그날은 C 군과 함께 곤충들을 잡거나 댐 주변을 산책하며 보냈다.

 B 씨는 두통이 심해졌다며 텐트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한다.

 저녁이 되어 돌아갈 채비를 끝마치고 다 함께 텐트를
차에 싣고 있는데 A 씨는 캠핑장 근처에 전망대 안내판이
세워져 있던 것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전망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전망대로 향했다고 한다.

 얼마쯤 계단을 오르자, 금세 정상에 도착했고,
나무로 만든 전망대는 캠핑장보다 훨씬 오래전에
만들어진 듯해 보였다.

 마침 해 질 녘이라, 노을이 물드는 경치를 바라보며
즉석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던 찰나,
C 군이 "아!"하고 외치며 먼 곳을 가리켰다.

 가리킨 손가락 끝은 댐을 사이에 둔 건너편 산이었고,
거리로 따지자면 500m 정도 떨어진 산중턱에,
나무들 사이로 새하얀 것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풀나풀 움직이고 있었고, 흰 천이 나무에 걸려
바람에 나부끼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 그 전망대엔 녹이 슨 쌍안경이 설치되어 있었고,
100원을 넣으면 렌즈 부분이 열리며 경치를 볼 수 있는
것이었다.

 C 군이 조르는 바람에 100원을 넣어 쌍안경을 작동시켜
주었고, 흰색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쌍안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동안 흥미진진하게 쌍안경을 들여다보던
C 군이 갑자기 울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일인가 하고 놀란 A 씨는 울고 있는 C 군을
B 씨에게 맡긴 뒤, 쌍안경을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그건 매우 커다란 손처럼 보였다. 나무들 사이로 그 손의
주인이라 생각되는 새하얗고 커다란 몸 또한 보였다.
 벌거벗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또한 최소 몇 미터는 되는 크기였을 것이라 전했다.

 그런데 그 손이 마치, 이쪽을 향해 「이리 온」이라
말하는 것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쌍안경에서 눈을 떼자 B 씨와 C 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방금 전까지 시끄러울 정도로 들리던 벌레 울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믿기지 않는 상황 속에 A 씨는 다시금 조심스래
쌍안경을 들여다보았다.

 명백하게 손이 이쪽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한다.

 얼마동안 그것을 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A 씨는 그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A 씨가 쌍안경에서 눈을 떼었을 때,
B 씨와 C 군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황급히 전망대 계단을 뛰어 내려가자,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주차장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휘청이며
걷고 있었다.

 B 씨에게 어딜 가는 거냐고 물어도, 무표정으로
"가야만 해"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고 한다.

 A 씨는 억지로 두 사람을 차에 태운 뒤, 그곳을
벗어났다고 한다.

 그러자 잠시 뒤,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린 듯했으나

전망대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상이 A 씨의 목격담 되시겠다.

 상세한 설명 속에 A 씨의 증언에 거짓은 없다고

편집부는 판단하였다.

 현재, 이렇게까지 크고 새하얀 인간 형태의 동물은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다.

 거구의 변태남이 저지른 짓 또한 아닐 것이다.

 이와 비슷한 UMA 목격담 또한 없다.
 유일하게 비슷하다 생각되는 것은 해외의 빅풋이나,
일본에선 「이수」라는 요괴로 알려져 있고, 그 모습은
본건에서 목격된 것과는 다르기에 편집부는 이를 신종
UMA라고 확신하며 화이트맨이라 칭하기로 결정했다.

 목소리나 움직임이 사람을 흉내 내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의 지능이 있으며 동물적인 본능에 의한
행동으로 보인다.

 해외의 인어들은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한다고 하며,

일본의 캇파 또한 아기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어 사람을 유혹하니,

화이트맨 역시 그런 종류의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인어와 캇파가 그러하듯 인간의 목숨을 노리는
(생기를 빼앗는) 목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편집부에선 지갑 사정과 상담하며 현장 조사를 진행해,
지속적으로 화이트맨의 정보를 모으고 싶다.

 후속 조사는 잡지의 매상에 달려 있으니,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계속해서 본 잡지의 구독을 이어나가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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