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 소설/백만 번 전생한 나는, 평화로운 세상이라도 방심하지 않는다.

62화 그녀의 이야기

by Hellth 2022. 12. 16.
반응형

마르깃이라는 두 살 연하의 아이가 새로운 알바생으로 들어온 것은
여름이 되기 일보직전의 어느 날의 일로,
새로운 알바생은 아무래도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같은 학교 출신이라길래, 본의 아니게 학교에서 유명인이 된
나라서 알게 된 것이겠지 하고 멋대로 납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밀림 선배한테서 많이 들었거든요.'

마르깃은 어째서인지, 언짢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애초에 그녀는 언제나 언짢아 보였다.
그것도 그런 얼굴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와 관련되었을 때만 그런 얼굴이다.

분명 내가 모르는 사이 뭔가를 저지른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모든 행동을 자각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럴 가능성 역시 충분히 고려해봐야만 한다.

그녀의 생김새는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한 느낌이 있고,
키도 작아 주변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다.

나도 치켜세워주고 싶지만, 우리의 관계가
그리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불가능했다.

적갈색의 땋은 머리를 가지고 노는 버릇이 인상적인 그녀는
휴식시간이 될 때마다 어째서인지 나와 얽히게 된다.

물론 휴식시간이라도 휴게실이 여러 개 있는 것이 아니기에,
자연스레 좁은 장소에 단 둘이 남는 것뿐이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렉스 씨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좀 더 귀 기울여 들어보자.

나는 항상 자기 개선을 위해, 조언을 구하는 타입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기에,
나는 언제나 항상 조언을 듣는 것을 중요시 여겨왔다.

'밀림 선배는… 말수가 적지만, 멋진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내 문제점을 얘기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전부 밀림과 관련된 얘기뿐이었다.

나는 내가 모르는 밀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운동신경이 좋다던가, 후배를 잘 돌본다던가,
성적이 좋다던가 하는 그런 얘기들이었다.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듣고 있던 와중,
문득 밀림에게서 들었던 얘기가 떠올랐다.
전에 밀림이 은근슬쩍 말했던
[여자아이에게 고백받은 적이 있다,]라는 얘기.

혹시, 그 상대가 마르깃이 아닐까 하고.

물론 그것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할 정도로
나는 눈치가 없지는 않다.

어쨌든 마르깃은 언짢은 듯이 밀림에 관련된 얘기들을 늘어놓았고,
나는 밀림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휴식 시간이 끝나고,
나는 다음에 또 밀림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했다.

마르깃은 또다시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
뭐, 어차피 나와 휴식시간이 겹치면

본인도 자연스레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겠지.

나는 휴게실에서 나오며 밀림에게 문자를 보냈다.

"운동은 뭐든 잘했다며?"

'그럭저럭.'

이모티콘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뻐하는 밀림의 얼굴이 떠올랐다.

앞으로도 마르깃과의 대화는 소중히 여기고 싶다 생각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