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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

1화 모 월간지 별책 2017년 7월 발행 게재 단편 「묘한 댓글」

by Hellth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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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에서 거주 중인 24살 회사원 A 씨는

대학 졸업 예정자이며,

엔지니어로서 입사한 시스템 회사의

업무에도 익숙해진 무렵이라,
지루하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한다.

 특별한 취미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던 A 씨에게 있어,

스트레스 해소 방식은 인터넷 사이트 탐방이었다.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이른바 성인 사이트라는 녀석들이죠.
최근엔 무료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들도 많아 졌잖아요?
물론 자랑할만한 건 아니지만,

매일 잠들기 전 그런 사이트들을

몇 곳 둘러보는 게

거의 일과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든 사이트가 있었다고 한다.

 "그 사이트는 유명 제작사의

신작들도 올라와 있던 터라,

제법 애용했다 생각합니다.
다만, 뭐랄까 구조가 조금 특이해서….
동영상 재생 화면 아래에는

보통 추천하는 다른 영상들이

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이트는 댓글창이 달려 있더라고요."

 이건 엔지니어로서의 제 예상입니다만,
이라는 전제하에 A 씨는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사이트들은 법적인 측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언제 폐쇄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보통 사이트 자체에

크게 수고를 들이지 않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사이트의 틀을 베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는 편이 수고도 덜고 간편하니까요.
그렇기에 해당 사이트의 댓글창도
운영 측에서 의도해서 제작했다기 보단
베낀 틀에 우연히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애초에 무단으로 업로드되는 야동을 보고
댓글창에서 교류할 괴짜들도 그리 없을 테고요."

 그 예상을 뒷받침하듯,
댓글창에 댓글이 달리는 일은 거의 없었고,
있다고 해도 '동영상 재생이 안 된다' 혹은
'신작이나 업로드하라고' 같은 불평에 가까운
댓글들이 드물게 보일 정도였으며,
운영진들로부터의 답변이 달리는 일도 없고
제대로 이용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A 씨는 묘한 댓글을 발견한다.

 "그 동영상은 제가 좋아하는 제작사에서
제작한 신인 배우의 데뷔작이었습니다.
발견했을 때는 개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만,
다 보고 난 뒤 스크롤을 내렸더니 그 댓글이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귀엽다,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요?]


 "첫인상은 인터넷을 잘 쓸 줄 모르는 할아버지가
댓글을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어째서인지 묘한 분위기가 맴돌아 신경이 쓰였습니다."

 한 달 정도 뒤, A 씨는 해당 사이트에서
동일한 여배우의 신작을 발견하게 된다.

 "벌써 두 번째 작품이 나왔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봤는데,
거기서 또 댓글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요? 감도 있어요.]


 "직감적으로 동일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곳에 댓글을 단다고 여배우가
확인할 일도 없을 테고, 댓글 자체도 의미불명이라
기분 나쁘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도 비정기적으로 업로드되는
동일한 여배우의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비슷한 문체의 댓글이 반드시라 해도
좋을 정도로 달려 있었다고 한다.
 하물며 댓글들이 거의 달리지 않는 상황이라,
제법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저도 점차 흥미가 생겨,
그 여배우의 신작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이 달리진 않았는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흐르고,
다시금 동일한 여배우의 신작이 업로드되었다.
 댓글창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있었다고 한다.


 [산에 오지 않을래요? 감도 있어요.]


 그날은 업무와 관련하여 상사에게
한소리 들은 상황이기도 했고,
A 씨에게 음습한 호기심이 생겨났다고 한다.

 "잠깐 좀 골려줄까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 댓글에 답장을 단 것이다.


 [산에 오지 않을래요? 감도 있어요.]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니다 (출연한 여배우의 이름),
혹시 댁의 위치가 어떻게 되시나요?]


 댓글을 단 것까지는 좋으나,
거기에서 만족해 버린 A 씨는 그대로 끝마쳐버렸고
다음 날엔 이미 그런 댓글을 썼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상태였다고 한다.

 다시 그 일을 떠올린 건, 새롭게 업로드된
동일한 여배우의 신작 영상을 발견한 때였다.
 댓글창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 있었다.


 [왜 안 와.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허둥대며 지난번에 댓글을 썼던
동영상 페이지에 접속해 봤습니다만,
제가 장난 삼아 단 댓글에 답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산에 오지 않을래요? 감도 있어요.]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니다 (출연한 여배우의 이름),
혹시 댁의 위치가 어떻게 되시나요?]


 [●●●●●-●●-●●● (실제 주소라 가림)]


 "번지수까지도 적혀 있더라고요.
기겁을 했습니다. 상대는 진심이구나 싶어서.
동시에 진짜 미친놈한테 댓글을 달아버렸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포를 느끼면서도 문득 A 씨는 호기심이 발해,
지도 어플로 검색을 해보았다고 한다.

 "딱히 별다른 목적은 없었지만,
이런 미친놈은 대체 어떤 집에서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서요."

 결과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집이 아니었습니다, 신사였어요.
그것도 시골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래된 신사요.
구글 스트리트뷰로 확인하니 조금 높은 산 위에
위치한 신사처럼 보였습니다.
산기슭의 차도 옆 샛길에 다 낡아 빠진 토리이가
세워져 있었고, 거기서부터 산 위쪽에 위치한
신사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쭉 뻗어져 있었습니다.
신사 자체도 다 쓰러져가기 직전이었고,
사실상 폐허나 다름없었죠."

 "그 이상 파고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해당 사이트는 잘 접속하지 않게 됐어요.
다만, 딱 한 번 어떠한 일을 계기로 접속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때마침 그 여배우의 신작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는 상태였어서…."

 댓글창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있었다.


 [시집 오라.]

 

 

 

 

 

 

 

 

 

+ 점점 몰입도가 올라가는 작품이니,

조금만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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