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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백만 번 전생한 나는, 평화로운 세상이라도 방심하지 않는다.

10화 보육 교사에게 반역

by Hellth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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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며, 선배들이 하나둘씩
보육 시설을 졸업해 갔다.

이번에는 내가 울지 않았기에 졸업식은
그다지 큰 혼란에 빠지지 않고,
모두가 웃는 얼굴로 졸업식을 끝마쳤다.

그들, 그녀들 앞에 펼쳐질 한층 더 엄격한
세뇌 교육을 생각하면 그렇게 쉽사리 웃을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다.
내 천수를 다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그들의 미래에
행복을 바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도 세 살.

1년 뒤면 나도 유치원에 가게 된다.

밀림과의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보육 시설을 졸업한다 해도,
밀림과는 사적으로 만날 수 있다.
자주 집에 놀러 오니까.

하지만 내가 견딜 수 있을까…? 그 이별을….

어쨌든 세 살이 된 (올해 졸업을 앞둔 학년)
나는 통례대로라면 한 살 이하의 신입생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일 년 빨리 밀림을 돌보았던 탓에
이 업무에서 면제되었고, 대신 두 살 배기
아이들을 모두 돌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교사들에게 [렉스는 순종적인 부하.]
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이대로 계속 순종적인 척하며,
언젠가 이 잔혹한 세계에 반기를 들어야 할 때,
충격을 금치 못하게 해 주지….

하지만 그전에 보육 교사들의 내성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나는 두 살 배기 아이들을 모아,
어떤 작전을 행하기로 했다.

지금의 나는 보육 교사들로부터 두 살 배기
아이들의 감시 및 관리를 맡고 있는 입장이다.
즉, 두 살 배기 아이들은 보육 교사를 따르듯이 나를 따르고 있다.

하물며 나는 벌써 세 살인 선배다. 세 살의 발언은 절대적.
한 번에 말할 수 있는 문장의 수가 두 살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말하면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두 살 배기 아이들을 이용해, [준비]를 시작했다.

그날부터 대량의 색종이를 준비한 뒤,
보육 교사들에게 숨겨가며 밑준비부터 시작했다.

위험을 동반하는 단계다.
그도 그럴게 [가위]를 사용해야 하니까.

가위는… 날붙이다.

안전성을 고려해 손을 베지 못하는 가위라고 한들,
한 순간의 실수로…

아니, 서너 번의 실수와 불운이 겹쳐지면,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가위를 사용하는데 갑자기 운석이 떨어진다던가.

물론 보육 교사들은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다.
다만 23명의 아이들을 단 두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니,
틈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들은 철저하게 숨겨가며 [준비]를 착실하게 해 나갔다….
때때로 성급해질 때도 있었지만, 이번 작전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면 [놀래키는 효과]가 반절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준비를 끝마치고, 그날이 다가왔다.

우리들은 점심시간을 기다렸다.
모든 아이들이 조용해지는 타이밍에 실행해야
보다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식사 준비를 하는 보육 교사들을 바라보며,

나는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다.

지금부터 너희들이 감시하고 있었을 어리석은 보육 시설
아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할 거다….
과연 그때 너희들은 울까, 비명을 지를까, 절망할까…

너무 기대되어 더는 참을 수가 없다.

우리들은 아이들이 전원 자리에 앉은 순간,
계획을 실행했다.

'선생님, 생일 축하해요!'

우리들이 준비한 종이 장식들이 일제히 펼쳐졌고,
준비해둔 편지들을 선물했다.

그나마 글자를 잘 쓰는 내가 모두의 의견을 정리해 작성한 편지를 건네주었을 때,

보육 시설 최고령 보육 교사는 충격을 받은 듯, 돌처럼 굳어 있었다.

결혼을 계기로 올해 퇴직하게 된 그 교사는 굳어 있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껏해야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겠지…….

선생님,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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