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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백만 번 전생한 나는, 평화로운 세상이라도 방심하지 않는다.

54화 노동의 기쁨

by Hellth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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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은 생명이고, 저금은 HP이다.

나는 지금 학비를 지원받으며 살고 있다.

그 금액은 월세와 생활비를 제하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액수였다.

게다가 나는 절약하는 방법들을 알고 있고,
돈이 많이 드는 취미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내가 알바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생존]을 위해서였다.

우선 이 세계 사람들 대다수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곳은 마법세계이며, 에너지야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고,
기술만 있다면 전기세와 가스비 또한 지불할 필요가 없다.

라는 뜻은 또 아니다─.

예를 들면 과학 세계.

[요리할 때 불을 사용한다]라는 경우,
[가스관을 연결한 가스레인지를 사용한다]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위해선, 가스관 및 가스를 관리하는 업체와
계약할 필요가 있으며 가스레인지를 구입해야 하며,
그밖에 요리에 필요한 재료와 식기들을 구매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을 타인의 도움 없이 준비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은 하다.

불이야 가스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다.
프라이팬도 필요 없다. 직화로도 요리는 가능하니까.
식재료야 숲에 들어가면 찾을 수 있고,
나물이야 당장 근처 들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고되다.

이러한 수고를 다른 사람에게 대가를 치름으로써
사회성을 가진 생물은 수고를 들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이 마법 세계 또한 동일하다─.
사람은 혼자서 불을 피우고, 물을 정제하고, 식기를 만들고,
사냥감을 사냥할 수 있다.

다만, 너무나도 고되고, 문화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금전을 지불하고 수고를 더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금전을 벌기 위해선, 노동이 필수적.
그런데도 내가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잘못된 인식이라 판단한 건,
어떤 전제가 빠져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돈을 받는다면] 일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노동의 대가로서 돈을 받는 것 이외의 수단은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누군가의 악랄한 의도임에 틀림없다.

예를 들어 고기를 원한다면 사냥, 구입 등
여러 수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을 원한다면 반드시 노동을 해야하는 것이다.

분명 이 세계에는 [적]이 존재한다.

사람들에게 노동을 해야만 하는 환경을 만들고,
그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믿게 만듬으로써,
전 인류의 수명을 스트레스와 과로로 줄이려 드는
적의 존재를 나는 확실하게 느겼다.

그리고, 나는 그 [적]에게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적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그렇기에 나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스트레스다.
인터넷 사회에는 불법으로 직원들을 혹사시키는
좆소 기업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으며,
국가는 어째서인지 이를 방치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적의 의도대로이기 때문임을 알기에,
나는 국가가 그것을 방치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적의 의도를 파악하고 일을 하는 것이다.

내 첫 번째 목표는 전업주부지만,
이것 역시 노동의 일환이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레 사회에 내던져진다면 급격한
스트레스로 인해 내 수명은 단축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피할 수 없는 노동이라는 잔혹한 운명 앞에서
나는 내 정신을 단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수단이 바로 알바다─.

하지만, 극단적인 환경에 뛰어들었다간,
단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적절한 직장이 필요하다.
그러던 때, 내게 어떤 권유가 들어왔다.

'내가 알바하는 곳이 홀 직원이 부족해서 구하고 있는데,
한번 해볼래?'

그것은 대학교 3학년이 된 안나 양으로부터의 권유였다.

그녀의 뒤를 따른다─.
그것은 내가 이번 생에서 몇 번이나 반복해온 일이다.

안나 양의 기대에 부응할 때마다,
내 인생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그렇기에 이번 역시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고마워, 나도 반년 정도밖에 하지 않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안나 양이 알려준다니, 기쁘다.

묘하게 설렌다.
혹시 노동마저 즐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렇게 나는 안나 양과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내 대학 생활과 직장 생활이 지금 막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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