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대의 스트레스가 닥쳐오고 있다.
이건 분명 내 고집이 원인인 스트레스일 것이다.
무의식 하에 깨워버린…
본래라면 깨지 않았을 스트레스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것을 제거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좀… 하는 마음 또한 든다.
그러다 내가 취한 행동은 스스로도 놀랐지만─.
카리나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무척이나 싫지만…!
이건 스스로도 추악한 마음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나는 무의식 하에 카리나를 얕잡아 봤던 것 같다.
상대는 나보다 연상이고 만화가이다.
3대 장래희망에 속하는 꿈을 이뤄낸
위대한 루키 만화가이다.
하지만, 뭐랄까… 나보단 아래라고…!
애초에 타인과 나 사이에서
상하관계를 나누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다.
시시한 상하관계에 매달리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차고 넘쳤다.
나 또한 입장을 고수하다 목숨을 잃은 적이 있었으니.
개성이 존재하는 지적 생명체 사이에 상하관계는 없다.
물론 순간적으로 발생할 수야 있지만,
그 녀석은 그 녀석이니까 나보다 아래 혹은 위라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성적에 관해서는 틀림없이 내가 위지만─,
만화라는 길에 있어서는 틀림없이 상대가 위였다.
이렇게 보면 순간적으로 상하관계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격 간에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뭐랄까….
카리나에게 부탁을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 상상하고 만 것이다.
내가 뭔가를 부탁했을 때 굉장히 신이 날 카리나를….
그게 싫다. 너무나도 싫다.
하지만 나는 교사다. 문예부 고문이다.
문예부….
그것은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 분명 문학을 사랑하는
소년소녀들이 책에 고나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을 쓰는 모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도 유명한 문학은 미리 예습했고,
그럴 생각으로 고문으로서 인사도 나눴다.
그런데 그 실태는 엄망이었다.
바로 오타쿠 서클이었던 것이다.
문예는 커녕 만화에 신경을 쓰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 비율이 높았다.
운명을 느꼈을 정도다.
피할 수 없는 썩은 내가 나는 늪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생각했는데,
또 다른 늪이었다니.
게다가 내가 부주의하게 내뱉은
"아, 만화를 그리는 지인이 있어."
라는 말 한마디에 두 늪이 이어져버리려 하고 있었다.
생존이 목표지만 맹렬하게 죽고 싶어졌다.
죽을 둥 살 둥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지는 않지만 내 안에 달리 쓸만한 에너지가 없었기에
이 죽고 싶은 마음을 이용해 카리나에게 연락을 했다.
"실은 문예부라는 이름의 오타쿠 서클의 고문이 됐는데,
카리나 선싱님이 한 번이라도 지도를 해주셨으면 하고….
아, 바쁘신가요? 바쁘시죠? 그럼 됐어요."
'에엑, 그런 건 당연히 가야지….'
"왜 당연히인데…."
'여중생을 만날 수 있잖아!'
위험한 아저씨와 같은 동기로
카리나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기뻐했다.
잘 됐다. 잘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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