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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웹소설99

19화 어른의 여유 초등 학과로 진학한 장점이 있다면 초등 학과 건물은 바다 옆에 있어, 바람이 불 때마다 바다 냄새가 풍겨왔다. 다만, 에스컬레이터 진학 방식의 단점도 있다. 역시 동급생들의 얼굴이 바뀌질 않아 지루하다. 물론, 유치원에 비하면 다소 외부 입학생들도 늘어났지만, 역시 대다수는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입학한 학생들이고, 낯익은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은 묘하게 쑥스러웠다. 나의 초등 학과의 목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주목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 친구들에게 주목을 받는 인재라면, 당연히 [적]에게도 주목을 받을 것이다. [적]……. 아직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하지만 이 세계에 반드시 존재하는 위협. 내가 전생을 한 세계에는 반드시 적이 있었다. 때로는 사람, 때로는 제도, 때로는 현상, .. 2022. 3. 29.
18화 초등 학과로의 진학, 환경의 변화 운동회에서 쓰디쓴 무승부를 강요당하고, 예술제에선 골판지 공작에 도전하는 사이,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드디어 나도 초등 학과로 진학하게 된다. 안나가 '3학년 누나가 돼서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말했다. 벌써 계산을 할 줄 알게 된 것 같다. 초등 학과에서 배우는 교육의 수준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설마, [상대가 졸업했을 때, 자신의 나이]를 저리도 쉽게 계산해내다니…. 나는 새로운 교복을 맞춘 뒤, 란도셀을 사고, 할머니에게서 입학 선물로 많은 장난감을 받았다. 교복은 왠지 모르게 조금 거북했지만, 이건 분명 [적]이 초등 학과 학생들에게 [교복이라는 이름의 목줄을 채운 것]이기에, 답답함과 거북함을 느끼는 걸 거다. 그렇다, 나는 아직 이 세계에서 [적]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 2022. 3. 28.
17화 후배의 구멍 유치원 선배들을 배웅하고, 내가 선배가 되던 해에 밀림이 유치원에 입학했다. 후배와의 재회다─. 나는 네 살로 성장한 밀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성숙해진 겉모습과 어른스러워 보이는 유치원 복장,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변함없는 무표정이 어우러져, 왠지 모르게 밀림이 무척 성장했구나 하는 감각과 쓸쓸함을 동시에 느꼈다. 여자아이의 성장은 정말 빠르구나…. 앞으로 2년간, 밀림은 유치원에서 지내게 된다. 세계에 만연한 [적]은 우리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밀림에게도 세뇌 교육을 시켜나갈 것이다. 투쟁심을 빼앗는 세뇌 교육…. [적]의 목적까지는 모르지만, [적]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기에 나는 밀림에게 [투쟁심을 잊지 마.] 라고 가르쳐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5살, 밀림은 4살이다. [.. 2022. 3. 21.
16화 뒤틀린 예술 나는 슬라임을 키우고 싶다. 애완동물. 여유가 있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동료. 즉, 파트너다. 여유란, 물론 경제적인 면도 포함이지만 마음의 여유와 시간에 쫓겨 생활하지 않는 그런 시간적 여유 역시 필요하다. 어쨌든 애완동물은 힐링이다─. 힐링이란 상류층에게만 허락된 오락이다. 힐링. 내가 갈망하고 갈망해도 얻을 수 없었던 정작 불우하고 진정으로 힐링이 필요한 사람은 얻을 수 없는 감미로운 보석인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번 인생에 눈을 돌려보았다. 여유롭다고 말하기에는 어렵다. 유치원에 다닌다. 그 외에도 하는 것이 많다. 운동과 공부도 하고 있다. 우리 집은 파파가 교사이기에 비교적 교육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최근에는 요리도 시작했다. 과자가 맛있었기에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어져, 마마에게 가르쳐달라 .. 2022. 3. 16.
15화 계약 -약속- 그나저나 안나에 대한 얘기인데, 그녀는 아무래도 큰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유치원 과정은 4세 ~ 6세까지의 유아에게만 적용된다. 즉, 4살 때 입학하고 그 해에 5살이 되며, 5살 때는 상급반으로 올라가, 그 해에 6살이 되어 졸업한다. 나와 안나는 엄밀히 따지자면, 1년 하고도 6개월 정도의 차이가 있다…. ……크읏! 머리가 혼란스럽다! 4살의 뇌로는 복잡한 것들을 생각할 수 없다─. 특히 숫자 계산의 경우, 헷갈리기 쉽다. 지금도 손가락을 써가며 열심히 계산하고 있지만, 이렇게 복잡한 연산을 하게 되면, 역시 머리에 열이 올라버린다. 아마 안나도 지금쯤 나와 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즉, 내가 유치원에 입학할 무렵엔 안나는 이미 초등 학과로 진학 준비를 끝마쳤던 것이다. 어째서인지, 안나.. 2022. 3. 14.
14화 가축화된 사람들 운동회다. 유치원은 대체로 30명씩 나눠 그룹을 편성하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슬라임 조]에 속해 있다. 슬라임이라는 것은 애완동물로 많이들 기르는 평범한 생물이며, 아침마다 마도 영상판 티비에서 특집 프로그램 [당신네 집의 귀여운 슬라 쨩 방문]이 방영될 정도이다. 지루한 뉴스들 사이에 끼어 방영되는 이 코너는 바쁘고 짜증 나기 쉬운 아침에 시원한 사이다 한 잔이 되어주기에, 주로 마마가 자주 챙겨보곤 한다. 나도 내 슬라임을 갖고 싶지만, 돌보기가 의외로 까다로워 보이고, 애완동물 가게 유리에 달라붙어 안을 들여다보니, 4살짜리 아이에게는 터무니없는 가격이 붙어 있었기에, 가지고 싶어도 무리라는 느낌이다. 저 몰캉몰캉한 몸체에 기대거나, 껴안아보고 싶다…. 어쨌든 그런 고로 조 대항전 운동회다. 그 .. 2022. 3. 12.
13화 유치원, 살며시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 가로수들이 옅은 분홍색 꽃잎을 흩날리기 시작할 무렵, 나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새로운 친구들이라곤 해도, 낯익은 얼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육 시설 또한 거대한 학원의 일부로 보육 시설에서 유치원으로 유치원에서 초등 학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루트이기 때문이다. 그다지 동급생들과는 놀지 않고, 연하를 돌봐주던 나였지만, 홀로 붕 뜨거나 하는 일 없이 평범하게 동급생들 사이에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한다. 이거라면 분명 [적]도 방심하겠지─. 그렇다, 생존하고 싶다면 자신을 약하게 보임으로써 상대방이 방심하게 만드는 의태가 필수다. [굳이 죽일 가치도 없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면 그만큼 이쪽의 생존 확률이 올라간다. 보육 시설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는 유치원에서도 크게 눈에 뜨이지 않도록 적당히 선.. 2022. 3. 11.
12화 내년 이야기 내가 네 살이 되던 해의 끝자락에 우리 집에 온 안나가 싱글벙글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렉스 군도 내년이면 안나랑 같은 [유치원]이네!' 나는 장난감 자동차를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고, 정신을 차렸다. 그렇다, 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 이제 반년도 남지 않았다─. 또다시 의미 없게 시간을 낭비해 버리고 말았다. 아니, 완전히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보육 시설 생활이 그만큼 충실했다는 소리니까. 두 살이 된 밀림은 이미 진작에 내 손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충족감으로 가득 차, 영원히 밀림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별은 힘들다……. 최근 들어 안나와 밀림은 무척 빈번하게 우리 집에 놀로 오고 .. 202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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