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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카르타 피오레

판센트 가문의 바이스라 하면,누구나 아는 악명 높은 장남이다. 잔학무도, 취미는 능욕,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지 않는악역 귀족, 그게 내가 알고 있던 그에 관한 소문. 소심하고 겁쟁이인 나와는평생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그를 처음 본 것은 입학시험 때다. 노력하기 싫어하며 게으르고, 권력을 이용해,제멋대로 살고 있다 들은 것과는 달리,그의 마력은 막힘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알렌과 실전 테스트가 시작되자,그는 망설임 없이 터무니없는 마법을 사용했다. 몸이 떨려, 대치하고 있던 것도 아닌 나조차,도망치고 싶어질 정도로. 나는 노블레스 학원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부모님이 시켰기에, 시험을 보러 왔을 뿐. 물론 친한 친구의 도움도 ..

19화 매료된 자들

"이상이 일 개월간의 포인트입니다.단연 최고는 역시 바이스 판센트. 그는… 이상합니다." 학원장실, 언제나 무표정하던 클로에가,겁을 먹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당당했던 그녀가 보아도,압도적인 재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하급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포인트군.게다가 벌써 절반 이상이 퇴학을… 역대 최고잖나." "어둠과 빛의 창조 마법은 학생이 도달할 수준을이미 뛰어넘었습니다. 검술에 있어서도 그 밀크가지도한 만큼 저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심지어 놀랍게도 리리스와 신티아, 이 두 사람은하급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요.이건 대체… 저는 모르겠습니다." 클로에는 어려서부터 타인의 자질을 꿰뚫어 보는능력이 뛰어났다. 그것은 그녀의 출생과도 연관이..

18화 대답은, 네다.

당연하게도, 이 세계의 마법 학원은 하나가 아니다. 노블레스 학원과 같은 시설은 여럿 존재한다. 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자면,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광활한 대지면적이다. 수련장으로 사용이 가능한 장소는,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다. 산, 강, 심지어 사막까지도 부지 내에 존재하며,실전을 상정한 대담한 훈련이 가능해진다. 이는 모두, 유능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함,그리고 다가올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깊은 숲 속, 칠흑 같은 훈련복 차림의 우리들은마력을 발에 모아, 고속 이동 마법으로 주행하고 있다. "신티아, 리리스, 좌우로 협공해서 상대의 진지를흩뜨러트리면 내가 깃발을 노릴게." "이해했답니다." "알겠습니다." 내 지시에, 두 사람이 좌우로 갈라진다. 나는 발을 멈추고 「마력 감지」를 ..

17화 첫 번째 퇴학자

어두컴컴한 교정, 아직 자기소개조차 끝마치지 못한우리들은 주먹, 아니, 검과 마법으로 대화를 나눴다. 체력보단 기력을 소진해, 대부분 기진맥진한 상태로,이미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 녀석도 있다. 나만 빼고. "거기까지입니다." 금방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차가운 눈을 가진클로에가 한 학생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저는 어제, 밤늦게까지훈련을 하는 바람에, 마력을 전부 소진해서──." "변명은 됐습니다, 짐을 싸주시죠. 마차는 이쪽에서준비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루이 미센트."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할 말을 잃었다. 입학하자마자 퇴학,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클로에는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무덤덤하게 말했다. 시험은 모의시험과 동..